퀄컴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을 선정할 때 가격보다 기술 안정성을 중시한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5'에서 국내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퀄컴은 시기에 따라 파운드리를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전반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파운드리를 전환하는 역량을 활용, 다양한 제품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퀄컴에서 모바일과 컴퓨팅 사업을 총괄하는 인사다.
퀄컴이 이날 공개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는 TSMC가 3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했으나, 향후 AP 제조에서는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3㎚ 공정부터 AP 파운드리 물량을 기존 삼성전자에서 TSMC로 바꾼 바 있다.
그는 'TSMC가 3㎚ 공정 단가를 지속 인상하고 있는데, 파운드리 업체 선정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말에 “가격보다 공정 기술이 퀄컴 요구에 부합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배터리 효율 확보와 생산 능력·수율 확보 등이 파운드리 기업을 선택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관계에 대해서는 '경쟁사이자 공급사'라는 독특한 관계라고 정의하면서 모바일 부문에서는 폭넓은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출시하고 있으나 삼성 모바일은 갤럭시 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을 탑재하는 만큼 양사는 경쟁을 벌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퀄컴이 2028년 6세대 이동통신(6G) 상용화를 준비 중인 만큼 삼성과 협력해 차세대 스마트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PC·확장현실(XR)을 연동하는 어시스턴스 중심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우이(미국)=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