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AX(M.AX)' 골든타임을 잡아라] 치고 나가는 美·中·日과 유럽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이 4월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에서 달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이 4월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에서 달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대한민국은 'M.AX 얼라이언스' 출범을 통해 제조 인공지능(AI) 대전환은 본격화한다. 하지만 미국·중국·일본은 이미 국가 차원의 제조 AX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또 독일·노르웨이 등 유럽 주요국도 스마트팩토리 확산과 자율운항선박 실증을 서두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추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AI 반도체와 자율주행, 제조혁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생산시설과 연구센터에 520억달러를 지원하고, 국립 AI 연구센터와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며 현장 실증을 촉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조업 부흥을 국정의 핵심으로 내세우며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세제 혜택을 통해 미국 내 생산기지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전쟁 역시 제조업 부흥을 위한 조치 중 하나다. 테슬라·GM·GE 등 미국 내 기업도 AI 팩토리와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정책 기조에 발맞추고 있다.

중국은 'AI+산업' 전략을 내걸고 반도체,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전방위 투자를 단행 중이다. '중국제조 2025'와 국가 AI 발전계획을 연계해 지방정부 단위의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선전·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예지보전(센서와 AI를 활용해 설비나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미리 징후를 예측해 정비)·스마트품질관리 기술을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용 로봇 밀집도는 이미 세계 평균의 세 배에 달하며, 값싼 노동력으로 대변되던 '세계의 공장'에서 첨단 제조역량을 갖춘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적인 제조대국인 일본도 '소사이어티 5.0'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제조 DX(디지털 전환)와 AI 접목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 파나소닉, 히타치 등 전통적인 제조 대기업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와 휴머노이드 실증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매년 수천억엔 규모의 보조금을 책정, 현장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

테슬라 전기차 공장 전경
테슬라 전기차 공장 전경

유럽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통의 제조강국인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이후 AI 팩토리 표준화 논의를 주도하며, 정부와 지멘스·SAP 등이 협력해 AI 기반 생산 최적화 솔루션을 확산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를 목표로 항만 실증을 가속화하며 국제해사기구(IMO) 규제 논의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했다. 프랑스와 영국도 제조·물류 분야 AI 도입을 촉진하는 국가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유럽 전반이 우리보다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인다.

반면 우리의 제조 AX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장 실증과 보급 단계에서 속도가 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M.AX 얼라이언스가 출범하고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면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산업부 주도로 AI·로봇·에너지 등 40개 규제 과제가 한꺼번에 승인된 것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표준과 안전기준 부재로 산업 현장에 들어오지 못했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이 허용됐고, 자율주행차 학습용 합성데이터 활용도 가능해졌다. 철도 선로 태양광 발전 같은 새로운 에너지 모델도 첫발을 뗐다.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수소·이산화탄소 충전·저장 시스템, 의료용 헴프 산업화 등도 포함돼 실증의 문이 활짝 열렸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부처 간 벽을 허물고 불필요한 거미줄 규제를 걷어낸 점에 의미가 있다”며 “M.AX 얼라이언스 출범을 계기로 규제 혁신에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