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창업 글로벌 허브 KST]<1>라비, '무독성 필러'로 세계 시장 도전

라비의 클린룸 시설에서 PGA 필러 제품이 제조되는 모습
라비의 클린룸 시설에서 PGA 필러 제품이 제조되는 모습

연구실에서 시작된 기술이 기업을 만나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원천 기술에 한국과학기술지주(KST·대표 최치호)의 출자가 더해져 '딥테크 창업'으로 이어진다. KST 지원에 힘입어 새로운 성공 신화를 꿈꾸는 연구소 기업을 소개한다.



라비(대표 허정무)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 원천 기술과 KST의 출자가 만나 탄생한 연구소기업이다. 라비는 전자선 기반 조직 수복용 조성물 및 재료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 설립됐다. 원자력연의 다섯 번째 연구소기업이다.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라비의 핵심 제품은 전자선 조사(NCC) 방식으로 제조한 폴리감마글루탐산(PGA) 필러다.

기존 히알루론산(HA) 기반 필러는 화학적 가교제 처리를 통해 점탄성과 지속력을 확보하지만, 가교제 처리에 따른 잔류 독성과 부작용 우려가 있다.

라비는 가교제 대신 PGA 조성물에 전자선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안정적 구조를 확보했다. 잔류 독성 위험도 기존 대비 낮다.

HA 필러는 화학적 가교제 투입과 반응, 투석까지 약 2주 공정이 소요되지만 라비는 1시간 내 가교 반응을 이끌어 내 동일 설비 기준 생산 능력을 2~3배 이상 높였다.

전자선 조사 선량 조절을 통한 물성 조절이 쉬워 향후 다양한 제품 라인을 구성할 수 있다. 이는 최근 필러의 적용점 확대에 따른 다양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꼽힌다.

라비는 이러한 장점을 갖춘 더말 필러 제품 '에노미(Enomy)'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이후에는 동방메디컬과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

허정무 라비 대표
허정무 라비 대표

허정무 라비 대표는 “세계 필러 시장은 2022년 50억달러에서 2030년 90억달러로 성장하면서 연평균 성장률 7.8%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무독성·비가교 필러라는 차별화된 기술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과 함께 미국, 브라질, 유럽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동방메디컬과 독점판매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제품 우수성을 인정받아 예비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중국 내 제조·판매 허가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국내 품목허가 취득 후 태국 동남아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시장 진입 이후에는 상장 절차에도 돌입한다.

이와 함께 단순 미용용 필러를 넘어 PGA를 활용한 조직 재생, 상처 치료, 약물 전달체 확장 가능성 등을 고려한 응용 영역으로도 사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허 대표는 단기간 내 기술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자력연과 KST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라비는 KST를 통해 안정적 초기 자금과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보했으며, KST 네트워크를 통해 협업 가능성도 넓혔다.

또 라비의 독창적 필러 기술은 원자력연의 원천 특허를 바탕으로 해외특허 확보, 실용화 과제 지원을 통해 기술성숙도를 높였으며, 이를 통해 연구원 창업 기업 등록 및 창업보육센터 입주 등으로 초기 자생력을 확보했다.

이는 공공기술이 단순히 발명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업화 기반을 조기에 마련한 안정적 기술사업화 모델로 꼽힌다.

[딥테크창업 글로벌 허브 KST]<1>라비, '무독성 필러'로 세계 시장 도전

허 대표는 “필러 제품은 시장 진입 장벽이 높지만 라비는 탄탄한 기술 기반과 동시에 KST 등 투자 주체 확보로 기술 신뢰도까지 높였다”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 소재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