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은 엔피씨와 함께 수산물 유통 현장에서 쓰이는 스티로폼 상자 '발포 폴리스티렌(EPS)'을 대체할 '수산물 전용 다회용 B2B 패키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EPS는 음식물·기름 등 이물질이 묻으면 세척이 어렵고, 재활용율이 떨어져 대부분 소각·매립 처리된다. 해양 유입시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아 해양 생태계와 인체 건강을 위협한다.
이에 생기원 패키징기술센터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용기는 반복 사용이 가능하고, 보냉 성능이 뛰어나 기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용기 외부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제작 내구성을 높이면서 사용 종료 후에도 타제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 단열재로는 가볍고 보냉 효과가 좋은 발포 폴리프로필렌(EPP)을 사용했다.
용기 외부 시제품 성능시험 결과, 압축강도는 1단 345킬로그램힘(㎏f), 2단 309㎏f였다. 내충격성은 10㎏ 물체를 높이 5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파손이 없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환경 영향을 따지는 전과정평가(LCA)로 탄소 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초기 생산 시에는 EPS 상자보다 탄소 배출량이 약 3배 높지만, 4~5회 재사용 이후부터는 환경 이득이 더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엔피씨는 구조·특성을 개량한 양산형 제품을 제조했다. 생기원의 리빙랩 실증으로 제기된 수요기업 의견을 반영해 포갤 수 있는 '네스팅' 구조로 보관·운송 효율을 높였고, 용기 뚜껑·손잡이를 개선하고 무게도 소형 1㎏, 대형 1.5㎏으로 경량화했다. 특히 용기를 세척·건조·살균 후 재투입하는 렌탈 시스템을 마련, 용기 당 35회 이상 반복 사용 가능 결과를 얻었다.

이번 성과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수산물 유통 과정에 실용화됐다. 약 3만3000개 용기를 투입해 스티로폼 상자를 대체중이며, 향후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EPS를 전량 대체할 경우 3000톤 이상 폐기물 감축이 가능하다.
심진기 생기원 패키징기술센터장은 “국내 수산물 유통 현장에 스티로폼을 대체해 친환경 다회용 용기를 도입한 첫 사례”라며, “향후 수산 부산물의 부위별 품질관리와 패키징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엔피씨 연구소장은 “수산물 분야에도 스티로폼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용기가 도입된 만큼 보급·확산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규격을 다변화하고 적용 분야를 넓혀 확산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