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자란 아이, 천식 발병 위험 48% 낮다

생후 3~4개월 무렵부터 반려견과 함께 지낸 아기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천식에 걸릴 확률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생후 3~4개월 무렵부터 반려견과 함께 지낸 아기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천식에 걸릴 확률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생후 3~4개월 무렵부터 반려견과 함께 지낸 아기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천식에 걸릴 확률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의 한 소아 전문 병원 연구팀은 1,050명의 영아가 생활하는 가정의 먼지를 채취해 분석하고, 이들을 만 5세까지 추적 관찰했다.

조사 결과 개의 털이나 침 속에 포함된 알레르기 유발 단백질(Can f1)에 자주 노출된 영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천식 발병 가능성이 약 48% 낮았다. 또한 폐 기능 검사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특히 폐가 유전적으로 약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보호 효과가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고양이 알레르겐이나 세균 외피 성분인 내독소에 노출된 경우에는 비슷한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제이콥 맥코이 박사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개 알레르겐이 면역 체계의 과민 반응을 억제하거나 비강 속 미생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반려견 알레르겐의 잠재적인 이점을 보여주지만, 조기 노출과 폐 기능, 천식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아 천식은 흔한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특히 생후 초기 4년간 발병률이 높다.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감염·대기오염 등 환경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유럽호흡기학회 소아 호흡기 질환 전문가인 레스터대학교 에롤 가야르드 부교수는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에는 희망적인 소식이지만, 장기간에 걸쳐 아이들의 폐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천식 및 폐질환 재단 대표 사라 슬렛 또한 “과거에는 천식 위험이 있는 아이에게 반려동물을 피하라는 조언이 일반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반려견이 오히려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전반적으로 호흡기 질환 연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주며, 천식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더 많은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