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기업들이 패키징 연구실을 중심으로 화장품 성분에 최적화된 용기·포장재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도 적극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뷰티 기업들이 용기 적합성 평가를 포함한 다양한 패키징 연구에 힘을 싣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1월 연구혁신(R&I)센터 내에 패키징 선행연구와 상용성 평가 조직을 통합해 '패키지 사이언스 랩(PS Lab)'을 출범시켰다. 단순한 용기 및 제형 테스트를 넘어 플라스틱 원재료와 제형 성분 간 상관관계를 물리·화학적으로 정량화해 최적 소재를 발굴한다. 기밀성·내화학성·상용성·내구성 연구를 다각도로 수행하는 적합성 평가는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진행한다. 극한 환경 안정성 검증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용기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GS칼텍스와의 협업으로 고차단성 폴리프로필렌(PP) 소재를 개발해 '2025 코리아스타 어워즈'를 수상했다. 최근 CJ제일제당 등과 생분해성 바이오소재 공동개발 MOU도 체결했다.
한국콜마는 품질관리 조직 '컬처 테크놀로지(C/T) 연구팀'을 구성해 용기 적합성 평가를 전담하고 있다. 4~12주의 기간 동안 내용물 안정성뿐 아니라 사용 편의성까지 심층적으로 검증해 선제적 개선책을 도출한다.
ESG 요구가 강화되면서 지속 가능한 패키징 솔루션도 고도화 중이다. 무림과 협업해 친환경 종이소재 '네오포레 FLEX'를 적용한 종이파우치를 개발했다. 이는 냉장·냉동 제품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다. 향후 친환경 소재와 혁신 설계를 결합해 소비자 편의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포장재 연구팀과 포장재 품질 보증(QA)팀을 중심으로 내온도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는 7일간 다양한 온도 환경에서 포장재 변형 여부를 검증해 용기 내구성과 밀폐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재생플라스틱(PCR) 활용과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4R(Reduce, Reuse, Recycle, Return)' 전략과 '아모레리사이클(AMORE:CYCLE)' 캠페인을 기반으로 화장품 용기 수거·재활용 체계를 정착시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기업부설연구소 '포장연구부문'을 운영 중이다. 설계 단계부터 상용성·유해성 평가, 정기 점검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적합성 평가는 1주~3개월이 소요된다. 고온·저온 등 가혹 조건까지 검증한다.
ESG 기조 속에서 유럽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활용 용이 소재 개발, 포장 단순화·감량화, 재생 플라스틱 적용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 패키징 기술로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내용물은 다양한 유기물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포장재와의 반응으로 인해 미세 균열, 변형, 변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하면서도 친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패키지 개발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