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로 묶는다” 금융권, '패밀리 금융' 경쟁 본격화

해빗팩토리, 가족 보험 연결
카카오·토스, 자산 현황 공유
시중은행·카드사도 경쟁 가세
보험·자산·결제 전 분야 확산

사진=챗GPT
사진=챗GPT

금융권이 '가족 단위 금융'으로 고객 확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를 아우르는 상품으로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가족의 생애 전반을 포괄하는 플랫폼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가족 중심 금융 서비스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가족 구성원이 함께 보험 보장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가족 보험 연결'과 '대신 점검받기' 기능을 도입했다. 9월 말 기준, 가족이 함께 보험을 점검한 사용자의 계약 전환율이 일반 이용자보다 4.1배 높게 나타났다. 가족이 함께 보장 내역을 살피며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해빗팩토리는 가족이 보험 업무를 대신 처리하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내보험 알림장'을 시작으로 가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규 유입이 빠르게 늘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연금과 가계부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도 '함께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가족 간 자산 공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앱 연계로 가족 간 자산 현황을 함께 확인한다. 또 생활비·공과금·양육비 등을 한 계좌에서 공동으로 운용하는 기능으로 가족 금융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도 가족 중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미성년 자녀 명의로 개설할 수 있는 '우리아이통장·적금'을 출시해 한 달여 만에 이용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부모가 자녀 계좌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6월 '부부통장'을 출시해 가정의 자산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부동산, 대출 등 외부 자산도 등록할 수 있다.

주요 금융사 '가족 단위 금융 서비스' 현황
주요 금융사 '가족 단위 금융 서비스' 현황

시중은행과 카드사도 '가족 금융'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8월에 '패밀리뱅킹'을 내놓아 부부의 생활비 통장부터 자녀 계좌, 보험까지 한 번에 관리하도록 했다. '연금 공유' 기능으로 노후자산 설계도 지원한다. 자녀는 선불카드 '포켓'으로 금융활동을 하고, 부모가 용돈 송금이나 교통비 충전 등을 간편하게 처리한다. 하나카드는 원더카드 2.0에 가족이 함께 쓰면 혜택이 더해지는 '온가족 플러스' 서비스를 추가했다. 본인카드와 가족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캐시백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가족 단위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가족 단위 금융 서비스는 보험·자산·결제·연금 등 전 분야로 확산되며 금융권의 새로운 '패밀리 락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서비스 이용 목적 중 하나는 노후 대비이기 때문에 고객들은 가족 구성원 금융 관리에 관심이 많고, 이는 실적으로도 이어진다”며 “개인 금융과 가족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