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미국 랩센트럴의 설립자가 다음 달 다시 한국을 찾는다. 서울시와 노원구가 중점 추진하는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을 두고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 랩센트럴 회장이 11월 중 방한한다. 지난달 중순 대전과 충북 청주시, 서울 노원구, 경기 안양시 등을 찾은 지 약 두 달만이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마련한 바이오 관련 국제 포럼에 연사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럼에서는 바이오 클러스터로서 S-DBC의 장점을 논의한다.
S-DBC는 24만7000㎡에 달하는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부지에 바이오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기존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가 스타트업 입주 공간 지원에 그쳤다면, S-DBC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본사 유치에 초점을 맞췄다. '베드타운' 인식이 강했던 수도권 동북부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개통 등 교통망 인프라 개선과 연계해 백년대계 사업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대기업을, 노원구는 중견·중소기업·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입주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시와 구는 기업 유치 방안 중 하나로 '서울형 오픈랩' 조성을 내걸었다. 공유 장비와 연구 공간 등으로 바이오 기업이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공간이다.

노원구는 서울형 오픈랩을 위해 2023년부터 랩센트럴과 교류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위치한 랩센트럴은 현재 125개 입주 스타트업에게 공동 실험실과 연구 장비, 컴퓨터 클라우드 등을 제공하고 있다. 노바티스, 화이자, 암젠 등 인근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와 교류 기회도 마련해 보스턴 일대가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랩센트럴 설립을 이끈 프루에하우프 회장은 지난달 약 일주일의 방한 기간 두 번이나 노원을 찾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으로부터 S-DBC 구상을 직접 듣기도 했다. 이번 방한에서 랩센트럴 운영 노하우를 서울형 오픈랩에 이식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노원구는 연구와 정책 자문 등으로 서울형 오픈랩의 운영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 기관이 주도해 운영하는 방안도 열어둔 상황이다. 다음 달에도 프루에하우프 회장과 만나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S-DBC는 창동차량기지의 경기 남양주 이전이 시작되는 내년 초부터 조성이 본격화된다. 2029년 가동이 목표다.
노원구 관계자는 “주거 환경 개선과 문화 인프라 확충과 병행해 노원을 첨단바이오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구상했다”면서 “랩센트럴과 지속적인 교류로 기업이 단순 입주를 넘어 교류와 소통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