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여권 파워' 2위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이 톱 10에서 사상 처음으로 탈락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여권 파워를 나타나는 '헨리 여권지수'에서 미국이 12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헨리 여권 지수는 277개국(또는 지역) 중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 수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매년 4회씩 분기별로 발표된다.
올해 차트에서 1위는 싱가포르(193개국), 2위는 한국(190개국), 3위는 일본(189개국)으로 상위 1~3위를 모두 아시아 국가가 차지했다.
이 외에 4위는 188개국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독일·이탈리아·룩셈부르크·스페인·스위스가 차지했고 5위는 187개국의 오스트리아·벨기에·덴마크·핀란드·프랑스·아일랜드·네덜란드가 올랐다.
미국은 180개국으로 말레이시아와 동률인 12위에 그쳤다. CNN은 “11년 전인 2014년만 해도 미국의 여권 파워는 세계 1위였으며 올해 여름에도 10위를 고수했다”며 여권 파워가 12위까지 떨어진 이유를 분석했다.
지난 4월 브라질이 미국, 캐나다, 호주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철회한데다 중국이 유럽 국가에 우호적인 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미국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미국을 순위 하락으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파푸아뉴기니와 미얀마가 입국 정책을 변경하면서 대부분 국가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반면 미국은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소말리아가 eVisa 시스템을 도입, 베트남이 최근 무비자 입국 대상국에서 미국을 제외시키는 등의 조치가 미국 여권 파워에 영향을 끼쳤다.
헨리 여권지수를 발표하는 헨리 앤 파트너스의 크리스찬 H. 케일린 회장은 “지난 10년간 미국 여권의 약세는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세계 이동성과 소프트파워 역학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한다”며 “개방성과 협력을 중시하는 국가들이 급부상하는 반면, 과거의 특권에 안주하는 국가들은 뒤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 비즈니스 편집장인 리처드 퀘스트는 “미국 여권 파워가 부진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수치다. 투자 계획이나 시민권 취득하는 데에 활용할 수치이지, 보통 사람에게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