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A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측·검사에 소프트웨어(SW) 기술을 대거 활용한다. 기존 계측·검사 장비 기술력에 SW 역량을 더해 제조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AI 반도체 공정 난제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김양형 KLA코리아 대표는 21일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 콘퍼런스에서 “AI 칩은 그래픽처리장치(GPU)·메모리·첨단 패키징이 합쳐진 집약체로, 공정 제어가 매우 까다롭다”며 “정밀한 계측이 요구되는 이유로, KLA는 시스템과 SW 솔루션을 제공해 반도체 업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는 집적도 향상을 위해 3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이 적용되고, 반도체(다이) 사이즈는 커지고 있다. 다이 사이즈가 커질수록 반도체 수율 관리가 어려운데, 단 하나의 미세 결함이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 만큼 계측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KLA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이 도입되면 더 정교한 계측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솔더 범프 공정에서는 피치(간격)와 패드 직경이 각각 약 130마이크로미터(㎛)와 100㎛이지만, 하이브리드 본딩에서는 10㎛와 5㎛ 수준까지 미세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계측 기술 고도화를 위해 2가지 솔루션을 제시했다. 고객사 맞춤형 장비 구축과 시스템 연결이다.
김 대표는 “고성능 계측 장비 확보가 필요한데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KLA에서는 여러 가지 설비를 활용해 고객사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 중”이라며 “전공정에서 패키징까지 모든 영역의 시스템을 연결,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KLA는 개별 시스템의 데이터를 호환하고, 고객사 서버와도 연결할 수 있는 SW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이고, 양산 수율 개선에 기여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계측 SW 솔루션에 AI도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KLA의 'AI사이트' 기술이 대표적이다.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AI로 분석, 반도체 대량 계측 작업을 수행하고 기존에 검출이 어려웠던 결함을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LA는 반도체 계측 기술을 강화하려면 업계 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첨단 반도체 난제를 풀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은 업계 협력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며 “KLA는 전방위적인 협업을 통해 AI 시대가 더 빠르게 도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