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서밋] LG전자 “'43조' 후공정 시장 공략…HBM·유리기판 장비 개발”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 행사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박명주 LG전자 생산기술원 선행장비기술연구소장이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 기술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주최한 테크서밋 행사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박명주 LG전자 생산기술원 선행장비기술연구소장이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 기술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LG전자가 인공지능(AI)으로 급증한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첨단 패키징 장비 시장을 공략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과 관련한 공정 장비를 단계적으로 국산화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명주 LG전자 생산기술원 선행장비기술연구소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테크서밋'에 참석해 “첨단 패키징 중요성이 커지면서 후공정 장비 시장은 2030년 4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라며 “LG전자는 새로운 기술 요구가 발생하는 공정 장비 중심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생기원은 1987년 금성생산기술연구소로 출범한 조직이다.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계열사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 AI 확산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다.

특히 LG전자는 기존 공정 장비 업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 외부 업체·기관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생산기술원이 장비 개발에 특화된 조직인만큼 분업화를 통해 개발 효율도 높이고 있다.

박 소장은 “계열사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비를 개발하며 축적한 요소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첨단 패키징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일부 반도체 검사장비는 이미 공급 이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장비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검사 장비 △기판 및 HBM 접합 장비(본더) △반도체 기판용 레이저 다이렉트 이미징(LDI) 노광 장비 △유리기판용 글라스관통전극(TGV) 레이저 및 검사 장비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HBM용 장비는 크게 두 가치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열압착(TC) 본더를 잇는 HBM 차세대 공정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다. D램 칩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장비인데 고정밀 위치·진동·이물질 제어 기술 등을 기반으로 외부 업체·기관과 협력해 개발 중이다. 2028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하나는 HBM 외관을 6면에서 정밀 검사할 수 있는 장비다.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범프 손상, 몰딩 결함, 웨이퍼 깨짐 등을 적외선 기반 센서로 감지한다.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했고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

반도체 기판에 포토마스크 없이 레이저로 직접 회로를 그릴 수 있는 LDI 장비는 LG가 디스플레이용 장비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광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1.5~3마이크로미터(㎛) 해상도로 제품군을 구성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대응 장비도 개발 중이다. 전기 신호를 연결하는 TGV 홀을 초정밀로 가공하는 레이저 장비와 이를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AOI) 장비가 핵심이다.

LG전자의 이러한 행보는 외산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장비 시장에 국내 대기업이 뛰어들고 국산화를 추진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소장은 “AI로 인해 반도체 장비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외 협력을 병행하면서 동시에 장비 핵심 성능을 좌우하는 기술을 내부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