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정연욱 “박물관 수장고 포화 심각…정부, 리모델링 예산 전액 삭감 대책 마련해야”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고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에 걸친 리모델링·현대화 계획을 세웠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에는 관련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물관은 노후 수장시설 개선과 유물 보존 환경 현대화를 위해 내년도 예산에 총 46억5300만원을 요청했으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박물관 수장고는 전시 중이 아닌 유물과 자료를 안전하게 보관·관리하는 전문 공간을 말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장공간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0년 넘게 누적된 과제로 지적돼 왔지만, 그동안의 조치는 임시 이전이나 부분 증축에 그쳤다. 이번 리모델링 계획은 근본적 수술로 평가받았으나,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사업 추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물관 측은 예산 미반영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국가 재정 여건과 사업 우선순위 조정 과정에서 밀렸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예산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문화재 보존 체계 전반의 재검토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금처럼 수도권에 유물을 집중 보관하는 방식은 재난 발생 시 국가 전체 문화재가 한순간에 위험해질 수 있는 구조”라며 “권역별로 분산된 수장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박물관을 단순 문화재 보존을 넘어 '기억의 기반시설'으로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 의원은 “문화재 보존은 단순히 시설 투자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기억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라면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보존 문제를 미루는 관행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