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정유사들이 상반기부터 이어진 적자의 늪에서는 탈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국제유가 등락 등 여파로 4분기까지 드라마틱한 실적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자료:SK이노베이션]](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0/24/news-p.v1.20251024.631a455852b04544bf1702b7889032bd_P2.jpg)
26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19조 5107억원의 매출과 22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에쓰오일 역시 같은 기간 매출 8조 2097억원, 영업이익 2529억원을 내며 실적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실적개선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상반기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정유사들이 3분기 실적반등에 성공하며 회복하는데에는 정제마진 상승이 영향을 줬다. 5달러 이하였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배럴당 13달러까지 올랐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경유 등 제품을 만들어 판매했을 때 남기는 이익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지난 3분기부터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정유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제마진이 개선된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중국의 생산 감축 등 글로벌 공급 축소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 겨울을 앞두고 연료 수요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미국의 석유제품 공급차질에 따른 항공유와 윤활유 등 수출 개선도 도움을 줬다.
4분기도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제마진 강세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여파로 떨어지던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지난 6월부터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하다, 이달들어 63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다 최근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다시 70달러를 향해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정유사는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손실 또는 이익을 얻는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는 것은 정제마진 개선상황과 더불어 정유사 실적개선에 좋은 신호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장기적으로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관세, 미중 무역전쟁, 중동의 원유 공급과잉 등 요인으로 인한 국제유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일시적으로 개선되더라도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 등이 장기 실적 개선을 제한하고 있다”라며 “지난 상반기 기록한 대규모 적자를 하반기에 모두 상쇄하고 연간 흑자를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