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사회 “머스크 1조달러 보상안 통과시켜야...안주면 떠날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1조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일론 머스크 CEO가 떠날 수 있다면서 “그가 없다면 테슬라는 상당한 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11월 6일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날 1조달러 규모의 CEO 보상안 승인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공개 서한에 따르면 덴홀름은 “일론을 붙잡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일론의 이탈은 그의 재능을 상실하는 것뿐만 아니라 테슬라 인재 채용 및 유지의 핵심 동력이 되는 리더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슬라는 주주 여러분에게 계속해서 탁월한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닌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일론의 독보적인 비전과 리더십을 통해 테슬라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산업의 선도기업에서 인공지능(AI), 로봇공학과 관련 서비스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우리는 이 보상금이 일론이 테슬라에 남아 그의 독보적인 리더십 능력을 테슬라 주주들을 위한 추가적인 주주 가치 창출과 테슬라 인재 유치·유지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덴홀름 의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는 인공지능을 최전선에 서 있으며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있다”면서 “AI에 대한 집중과 관심, 그리고 우리 조직의 고유한 역량, 그리고 일론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기회를 고려하면 이는 회사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투표는 보상보다 의결권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보상안이 승인되면 머스크 CEO의 테슬라 지분은 기존 약 13%에서 최대 2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달 초 머스크 CEO에게 경영 성과에 따라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을 지급하는 안과 관련해 연례 주총에서 표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단체가 공개적으로 이 급여 패키지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인스티튜셔널 쉐어홀더 서비스(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ISS)는 이 급여 패키지가 '천문학적인 가치'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한 여러 노조와 기업 감시 단체는 이 급여 패키지에 반대하는 '테슬라를 되찾자'(Take Back Tesla) 웹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단체는 머스크 CEO가 우파 성향 정치 운동을 옹호하고, 브랜드를 손상시키는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덴홀름 의장은 지난해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였으며, 당시 테슬라 주주 기반의 약 30%가 개인 투자자라고 언급하면서 머스크 CEO를 지지하는 다수의 소액 주주들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