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차세대 AI 기판 선점 시동…스미토모와 '글라스코어' 합작

이와타 케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왼쪽)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반도체 유리기판 글라스코어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 검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타 케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왼쪽)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반도체 유리기판 글라스코어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 검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전기가 반도체 유리기판 제조를 위해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합작법인(JV)를 설립한다. 유리기판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 받는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반도체 유리기판 상용화를 준비해왔는데, 세계적 화학 소재 업체인 스미토모와의 협력으로 양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스미토모화학그룹과 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양사는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 소재 '글라스 코어'를 제조하기로 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와타 케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 미토 노부아키 사장, 이종찬 동우화인켐(스미토모화학 자회사) 사장 등 주요 임원진이 4일 도쿄에서 만나 MOU를 맺었다.

JV 설립 협약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발전에 따라 한계 극복이 필요한 패키지 기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글라스 코어는 기존 유기기판 대비 열팽창률이 낮고 평탄도가 우수해 고집적·대면적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 구현에 필수로 꼽힌다.

이번 협약으로 삼성전기, 스미토모화학, 동우화인켐은 각 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 패키지 기판용 글라스 코어의 제조·공급 라인을 확보하고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JV는 삼성전기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출자자, 스미토모화학그룹은 추가 출자자로 참여한다. 향후 내년 본 계약 체결을 목표로 세부적인 지분 구조, 사업 일정, 법인 명칭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JV 법인 본사는 스미토모화학의 자회사인 동우화인켐 평택사업장에 두고, 글라스 코어의 초기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AI 시대의 가속화에 따라 초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글라스 코어는 미래 기판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소재”라며 “이번 협약은 3사가 가진 최첨단 역량을 결합하여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첨단 패키지 기판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와타 케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은 “삼성전기와의 협력을 통해 첨단반도체 후공정분야에 있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본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글라스 패키지기판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2027년 양산이 목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