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을 무역결제에 도입하면 송금비용 절감과 결제 속도 단축, 신흥국 거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단지 기술적 변화가 아닌, 국제 결제 패러다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스테이블코인의 무역거래 활용과 한국 무역에 미칠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중개은행 없이 실시간 결제가 가능해 평균 6%대인 국제송금 수수료를 1% 내외로 낮추고, 결제시간을 수일에서 수분 단위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특히 운전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 현금흐름 안정화와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신흥국과의 거래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신용장(L/C)에서 송금(T/T) 방식으로의 전환처럼 구조적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무역금융의 디지털·자동화를 가속하고, 은행의 역할을 '지급보증자'에서 '리스크 관리·규제준수 서비스 제공자'로 전환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다만 현행 외국환거래법과 대외무역법에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대한 명시 규정이 없어 법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무협은 '디지털 결제수단을 이용한 수출입거래' 개념을 대외무역법에 신설하고, 외국환거래법과의 연계를 명확히 해 제도권 안에서 결제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외국환거래법상 '대외지급수단' 정의를 확장하거나 예외조항을 마련해 외환신고 의무 위반 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서경 무협 수석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무역결제는 단순한 결제 효율성 개선을 넘어 무역 구조 전반을 바꾸는 흐름의 출발점”이라며 “법·제도 정비와 함께 중소기업 시범사업, 실증 기반 구축 등 제도권 편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