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분기 최대 실적 달성…내년 GPU 1조 투자로 AI 인프라 확장

네이버 1784(왼쪽)와 그린팩토리 〈자료 네이버〉
네이버 1784(왼쪽)와 그린팩토리 〈자료 네이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네이버 3분기 영업실적

네이버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커머스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검색·핀테크·콘텐츠 등 주요 사업의 고른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네이버는 내년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1조원을 투입해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

네이버 3분기 영업실적
네이버 3분기 영업실적

네이버는 5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 3분기 매출 3조1381억원, 영업이익 5706억원, 당기순이익 73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영업이익은 8.6%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커머스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핵심 사업인 검색과 광고에도 AI 기술이 적용되면서 성과가 높아졌고, 핀테크·콘텐츠·엔터프라이즈 등 신사업의 성장도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조602억원을 기록했다. AI 광고 효율 개선(애드부스트·ADVoost) 과 피드 서비스 확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을 통한 개인화 추천 등이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한 9855억원으로, 전체 사업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개인화 추천 강화, N배송 확대, 멤버십 혜택 강화 등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6월 단행한 수수료 개편 효과로 이익률이 개선됐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다운로드 수 1000만 건을 돌파하며 충성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핀테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4331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2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스마트스토어 성장과 외부 제휴 확장이 주요 요인이다. '콘텐츠' 부문은 웹툰 사업 성장으로 전년 대비 10.0% 증가한 5093억원을 기록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서비스형 GPU(GPUaaS) 신규 매출 발생으로 3.8% 늘어난 1500억원을 보였다.

네이버는 내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GPU 구매에만 올해 인프라 투자 금액과 맞먹는 1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네이버의 인프라 투자 비용은 2021년 4961억원에서 지난해 7048억원까지 증가한 바 있다. 올해는 GPU 등 신규 자산 취득으로 1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할 전망이다. 엔비디아와 협업해 GPU를 공급받으면서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를 위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이미 GPU를 포함한 전체 인프라 투자가 약 1조원 단위로 예상이 되고 있다”면서 “내년 이후로는 피지컬 AI 공략 등 신규 사업 확대를 감안했을 때 GPU에만 1조원 이상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온 서비스 AI' 전략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는 '버티컬 에이전트'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내년 봄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를 시작으로, 전면적인 생성형 검색 경험을 주는 'AI 탭', 네이버의 여러 가지 서비스와 외부 생태계를 연결하는 '통합 에이전트'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