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가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중국 소비 둔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다변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룬 아모레퍼시픽과는 대비된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모두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시장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4조8827억원, 영업이익 24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1%, 41.4% 하락한 수치다. 뷰티 부문만 보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78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 줄어들었고, 영업손실 1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뷰티 부문의 경우 강도 높은 사업 효율화로 인해 전체 매출이 하락하며,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업의 재정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사업 경쟁력 제고와 중장기 실적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애경산업은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4916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 43.7% 줄었다. 화장품사업 부문만 보면 실적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 화장품 부문 누적 매출액은 1600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7.2%, 61.8% 감소한 수치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중국 소비 둔화의 영향이 지속된 결과”라며 “중국 외 글로벌 시장 확대 및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며 브랜드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의 동반 부진은 K뷰티가 주목받는 가운데서도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주요 시장으로 중국을 공략해 왔다. 애경산업의 해외 뷰티 매출의 약 74%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3분기 LG생활건강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시장 다변화로 반등을 이뤄낸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 등과는 대비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모두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에 능통한 이선주 신임 사장을 필두로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LG생활건강은 임시주총을 열고 이선주 사장을 선임했다. 이 사장은 키엘, 입생로랑, 메디힐, AHC 등 다양한 브랜드를 키워낸 마케팅 전문가이자 경영인이다. 특히 그는 로레알과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에서 국제사업 및 전략을 담당했으며, 엘엔피코스메틱 미국법인 지사장을 역임해 북미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애경산업은 지난 3월 벨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43%로 확대하고, 비중국 매출 비중도 40%로 확대하는 등 수출국 다변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애경산업은 국내외 소비 환경 변화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프리미엄 기반 수익성 강화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성장 채널 플랫폼 대응 강화 등의 전략을 수립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