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메모리나 가속기 등 핵심 자원을 '빛'으로 자유롭게 연결하거나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어요.
이 기술은 AI 확산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하고, 미래형 데이터센터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차세대 광 네트워크 핵심 기술로 평가돼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같은 광 스위치(Optical Switch) 기반 '데이터센터 자원연결(Optical Disaggregation, OD)'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어요.
현재의 데이터센터는 하나의 서버 안에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스토리지, 그래픽가속기(GPU) 등이 고정적으로 묶여 있는 서버 중심 구조예요. 이런 구조에서는 각 서버가 보유한 한정된 자원만 활용할 수 있어, 일부 서버는 메모리만 과도하게 사용하고, 다른 서버는 CPU만 사용하는 등 자원 활용 편차가 커 전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어요.
또한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전기 신호 기반 스위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신호 변환이 일어나며 지연(딜레이)현상이 발생해요. 이로 인해 초고속 연결이 필요한 AI 학습용 데이터나 메모리 자원의 효율적 운용에 한계가 있었어요.

ETRI의 OD 기술은 이런 구조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했어요. 서버 내 메모리나 그래픽가속기 자원이 부족하면, 광스위치로 다른 서버 자원을 빛 신호로 즉시 연결할 수 있도록 바꿨어요. AI 학습이나 대규모 데이터 분석처럼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작업에서도 자원이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빠르고 유연하게 연결·분리할 수 있게 된 거죠.
특히 이번 기술은 원격 메모리 접속 표준(CXL)을 광 스위치로 연결한 세계 최초 사례여서 글로벌 기술 경쟁력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하네요.
![[주니어전자]빛으로 CPU·메모리·GPU 연결…ETRI, AI 데이터센터 새바람 예고](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11/news-p.v1.20251111.498a52b5a38b4d769373e1b6dcf6aef7_Z1.png)
연구진은 ETRI가 자체 개발한 CPU 어댑터, 메모리 블레이드, 가속기 블레이드, OD 매니저를 결합한 검증시스템을 구축해 실증에 성공했어요. 데이터센터 자원을 소프트웨어(SW)적으로 제어하면서도 빛의 속도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습니다.
ETRI는 이번 기술에 적용된 CXL 관련 원천특허를 확보하고, 관련 기술로 국내외 특허 47건을 출원했어요. 또 광섬유통신 콘퍼런스 및 전시회(OFC)와 유럽 광통신 학술회의(ECOC)에서 연구 성과를 소개했어요. 이번 연구는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도 포함됐죠.
이준기 ETRI 광네트워크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메모리와 가속기를 효율적으로 공유·활용해 데이터센터 자원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형 데이터센터로의 전환을 앞당길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