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반복적인 일을 하는 동안 디자이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데 몰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5'에서 13일 '생존과 진화'를 주제로 한 국제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디자인분야 글로벌 리더 7인의 발표가 진행됐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AI는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고 인간의 사고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디자인은 기술과 사회, 인간을 잇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디자이너는 새로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쇼 쿠와모토 피그마 제품 총괄 부사장은 '충분히 좋은 것'에서 '위대한 것'으로: AI시대에 돋보이는 제품 만들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쇼 쿠와모토 부사장은 “AI는 디자이너를 대체하지 않는다”며 “대신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대신해 창의적 탐구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또, “많은 산업에서 AI는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하지만, 디자인에서 진정한 효율성은 '더 많은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는 자유'”라고 밝혔다.
김해원 캔바 크리에이티브 리드는 도구 중심이 아닌 사고 중심의 창의적 접근법을 설명했다. AI를 리서치, 시각화, 협업 전 과정에서 효율을 높이는 법을 공유했다.
김 리드는 “AI는 디자이너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가 쓰는 디자인 언어를 배우고 자신의 기술을 확장시켜 주는 것”이라며 “자신의 일하는 흐름에서 반복적이고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을 AI가 대신해 주도록 효율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줄리아 레이스 BMW 그룹 디자인웍스 IXD 디렉터는 '변화를 빚는 기술: AI와 마음으로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줄리아 레이스 디렉터는 “AI의 발달로 예전처럼 렌더링 실력이나 도구 숙련도만으로는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며 “좋은 디자이너란 기술이 아닌 스타일과 아이디어로 차별화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졌다.
양윤선 레어로우 대표는 “브랜드는 카테고리와 맥락을 고려해 정체성을 확장하는 기술”이라며 “가령 철제가구라는 영역을 집,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고 라이프스타일에는 패션, 음식이 해당되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