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와 체결한 9조603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17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공시한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에 대한 해지”라며 “최근 정책 환경과 전기차 수요 전망 변화로 거래 상대방이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포드에 75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계약이 취소된 것이다. 당초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포드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계약 해지는 포드의 전기차 사업 축소 때문이다. 포드는 14일(현지시간)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차 개발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는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하면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포드는 SK온과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JV) 사업도 종료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사 전동화 전략 변경으로 특정 차량 모델의 개발이 중단됨에 따라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며 “포드와 중장기적 협력 관계는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