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싸인랩은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MS) 설비건전성 분석 및 수요예측 기반 공급망관리(SCM) 솔루션'을 개발해 수요기업 테크로스의 생산현장에 성공적으로 실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는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지역 제조기업의 현장 혁신을 위해 수행한 '수요맞춤형 AI 솔루션 개발·실증 지원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수요기업인 테크로스는 전세계 조선소에 BWMS를 공급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이지만, 설비 이상과 부품 교체 주기 예측은 여전히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했다. 센서 데이터가 방대해 실시간 분석이 어렵고 부품 재고나 납기 관리도 ERP와 연동되지 않아 생산·유지보수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싸인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BMClassifier, SVM, ARIMA, LSTM 등 다중 AI 알고리즘을 결합한 설비건전성 분석 모델을 구축하고, TRO(총잔류산화물)·ECU(전기분해챔버) 효율성 등 주요 센서 지표를 중심으로 설비의 이상 상태를 조기에 탐지하도록 설계했다.
AI는 TRO 비정상 상태나 ECU 효율 저하를 자동 감지하고, 심각도 지수를 산출해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고장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미리 예측해 현장 점검 횟수를 최소화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약 15%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AI 수요예측 기반 공급망관리(SCM) 기술을 함께 적용해 부품 발주·납품·검사·입고 과정을 ERP 데이터와 통합, 교체 주기와 재고 수준을 자동 계산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부품 부족과 과잉 재고 문제를 동시에 해소하고, 예측 기반의 지능형 공급망 체계를 완성했다.
싸인랩의 AI 모듈은 BWMS 운용 정보, 센서 이력, ECU 효율, TRO 이상치 데이터 등을 자동 수집·분석하며, 대시보드에는 '실시간 모니터링'·'교체주기 관리'·'A/S 현황' 등 유지보수 정보를 통합 시각화했다. 테크로스는 이를 통해 A/S 대응시간을 단축하고, 유지보수 이력 관리의 정확도를 높였다.
이번 실증의 확장성도 주목된다. 싸인랩은 조선기자재 기업 라스텍과의 교차 실증을 통해 동일한 AI 모듈이 해외 선박에도 적용 가능한지 검증했다. 라스텍은 BWMS 현장 3D 스캐닝과 장비 문제 보고를 AI와 연동해 점검 프로세스를 자동화했고, 봉림금속은 싸인랩의 AI 품질분석 모델을 열처리 공정에 도입해 불량률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싸인랩 기술의 범용성과 산업 확장 가능성이 입증됐다.
임호섭 싸인랩 대표는 “AI 설비건전성 분석은 단순한 데이터 관리가 아니라, 장비의 생애주기를 예측해 안전성과 생산성을 함께 높이는 기술”이라며 “BWMS를 넘어 조선·플랜트·기계산업 전반으로 AI 예측정비와 공급망관리 모델을 확산시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싸인랩과 테크로스의 협력은 AI가 산업의 효율성을 넘어 지속가능한 제조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 예측정비와 스마트 공급망이 결합된 이번 성과는, 부산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상징하는 대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수요맞춤형 AI솔루션 개발·실증 과제'를 통해 도출됐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원하는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 사업의 성과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