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농업 현장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농업 운영체계를 AI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는 첫 시도다.
농촌진흥청은 19일 농가 경영부터 생육관리, 안전관리, 산업 육성까지 AI 기반 구조로 전환하는 '농업과학기술 AI 융합 전략'을 발표했다. 농가소득 20% 확대, 작업사고 20% 감소, 기술 개발·보급 기간 30% 단축을 목표로 제기했다.
정부는 농가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AI부터 손본다. 생성형 AI 비서 'AI 이삭이'가 경영자료를 분석해 취약 지점을 짚고 대응 방향을 제안하도록 기능을 넓힌다. 일일 작업 조언과 경영 진단까지 한 흐름으로 연결해 실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수준까지 맡긴다는 구상이다. 연구 현장에서는 AI 에이전트 'AI 새싹이'가 기획·분석·모델링을 담당해 개발 속도를 올린다.
온실과 축사가 가장 먼저 달라진다. 온·습도와 생육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환경을 조정하는 '아라온실'은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건강·사료·환경 정보를 통합한 축사 관리 체계도 가축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구조로 자리 잡는다. 병해충 진단 범위는 82작물·744종으로 확대되고 이동 경로 예측 기능이 더해진다. 위성 기반 재배면적·생산량 모델은 주요 작물 전반으로 넓혀 수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인다.
사고 및 재해 대응은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모델이 도입되고, 사고 감지 단말기-119 연계 시스템은 2029년까지 전국에 확대된다. 빈집 정보와 노후 마을 현황을 결합해 지역 재생 방안을 제시하는 모델이 마련되고, 치유농업은 신체·정서 데이터를 반영해 맞춤형 서비스로 정교해진다.
육종 기술은 데이터 기반 방식으로 전환된다. 2027년 공개되는 '한국 디지털육종 플랫폼'은 59개 품목의 표준 육종정보를 민간에 개방한다. 식품성분·기능성분·오믹스 데이터는 신소재 탐색과 푸드테크 개발의 기반이 되고, 식품성분 데이터베이스(DB)는 2030년 34만건 규모로 확대된다.
현장 자동화도 범위가 넓어진다. 파종·정식·방제·수확 전 과정에서 자율작업 장비 개발이 진행 중이며 2029년에는 장비와 기종을 통합 운영하는 관제 체계가 구축된다. 고숙련 작업 일부는 모방학습 기반 로봇이 맡아 노동 부담을 줄이도록 설계된다.
전 분야 AX 구축을 뒷받침할 기반도 확충한다. 농진청은 지방 진흥기관 데이터와 비정형 자료를 포함해 2027년까지 30억건을 확보하고 슈퍼컴퓨터 3호기와 GPU 확충으로 연산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저장소는 연간 100TB씩 확대하고, 연구-실증-보급을 잇는 '융합형 보급체계'로 기술 확산 시간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AI 기술을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해야 농업의 경쟁력이 커진다”며 “농업과학기술과 AI 융합으로 농업인이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