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열풍의 이면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조 파트너가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가 AI(인공지능)와 스마트팩토리를 앞세워 기술·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K뷰티 성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AI 팩토리 얼라이언스' 사업에 선정돼, 화장품 제조 공정을 통합한 AI 자율제조 시스템을 오는 2029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생산 계획·배합·충진·포장 등 전 공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관리해 공정 조건을 스스로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AI 자율제조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존 스마트팩토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된 화장품 산업 특성상 제조 효율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해법으로 평가된다.
R&D 영역에서도 AI·디지털 역량을 접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원료 단계부터 제형 개발, 최종 제품에 이르는 전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며, 축적된 시험·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사별 맞춤 처방을 제안하는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단순 제조를 넘어 제품 콘셉트 기획과 포트폴리오 제안까지 함께 수행하는 '솔루션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한국콜마의 강점은 기술력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으로까지 확장된다. 고객사가 진출하려는 국가의 규제와 최신 뷰티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제품 콘셉트부터 성분·표기 기준까지 함께 설계한다. 동시에 현지 유통망과 온라인 플랫폼 구조를 분석해 어떤 채널에서 어떻게 론칭해야 하는지까지 종합적인 전략을 제안하며, 단순 ODM을 넘어 '해외 진출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생산 거점도 촘촘하게 구축했다. 한국콜마는 미국·캐나다·중국 등 주요 시장에 현지 생산법인을 두고, 현지 생산 체계를 통해 각국 규제와 관세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북미기술영업센터는 북미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 기획·기술 상담·인허가 지원을 맡는 허브로,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메이크업 중심의 1공장에 이어 기초·선케어 라인 중심의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사실상 전 품목을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글로벌 성과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3년간 한국콜마의 아시아 지역 고객사 유입률은 연평균 29%에 달한다. 유럽에서는 프랑스·핀란드·독일 등지에서 K뷰티 수요가 급증하며 신규 고객사 유입률이 같은 기간 연평균 32%를 기록했다.
한국콜마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장 전체의 생산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북미를 글로벌 뷰티 산업의 '핵심 전장'으로 보고, 관세·물류·규제 등 복잡한 글로벌 이슈 속에서 고객사의 전략적 결정을 지원하는 역할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I와 스마트팩토리,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그리고 현지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한국콜마의 ODM 경쟁력은 앞으로도 K뷰티 흥행을 떠받치는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