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된 K뷰티] 코스맥스, 5개국 R&I·AI 공정으로 K뷰티 글로벌 생산기지로 도약

코스맥스 연구원이 R&I 센터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코스맥스 연구원이 R&I 센터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인공지능(AI)·바이오·마이크로바이옴 등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뷰티 시장에서 K뷰티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단순 제조를 넘어 연구·개발(R&D)과 디지털 전환을 결합한 '테크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진화하며 글로벌 고객사의 혁신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코스맥스 경쟁력의 핵심은 글로벌 리서치앤이노베이션(R&I) 네트워크다. 회사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미국·인도네시아·태국 등 5개국에 R&I센터를 구축하고, 본사와 해외 법인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원 코스맥스'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약 11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기초·소재·제형·규정·패키지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며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울대·하버드대·푸단대 등 20개 이상 대학·연구기관과 산학협력을 맺고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2011년부터 축적해 온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인종·기후별로 고도화해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국제 학술 무대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화장품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화장품학회(IFSCC)에서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본상 격인 '기초연구 어워드'를 수상했다. 모낭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스트레스 유발 백모 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향후 항노화·두피 케어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AI 기반 뷰티테크 역량도 코스맥스를 차별화하는 축이다. 코스맥스는 2021년 판교 R&I센터 내 CAI(코스맥스 AI) 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기초·메이크업 연구에 AI를 본격 도입해 왔다. 메이크업 부문에서는 인간의 눈으로 인지 가능한 모든 색을 데이터로 전환해 색상 차이를 수치화하는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 단계에 그치지 않고 생산 공정에도 AI·데이터를 적용했다. 코스맥스는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K뷰티 생태계를 겨냥해 '디지털 코스맥스' 전환을 추진 중이다. AI가 수주 물량과 설비·자원 상황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 생산 일정을 자동으로 짜는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으로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맥스는 2004년 국내 ODM 업계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인도네시아(2011년), 미국(2013년), 태국(2017년), 일본(2022년)으로 거점을 넓혔다. 화장품은 국가별 특성이 뚜렷하고 인종·기후 특성의 영향을 받는 등 문화 상품과 같은 성격을 띤다. 이에 따라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성분·색상·향 등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생산·글로벌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1661억원, 영업이익 17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약 22%, 52% 성장했다. 전 세계 10여 개국에 걸친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 약 450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연간 8000개 이상 신제품을 선보이며 'K뷰티 제품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앞으로도 '기술 혁신·지속 가능성·디지털 전환' 세 축에 투자를 이어가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도하는 뷰티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