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자체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에 기존 대비 절반 수준 가격을 내세운 1년 단위 '연간 이용권'을 전격 도입했다. 쿠팡이츠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멤버십 공세가 지석되는 가운데 파격적인 혜택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결제 편의성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다지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배민클럽'에 12개월 주기 연간 이용권을 출시했다. 기존 월 3990원이었던 배민클럽 이용료 1년 치를 한꺼번에 결제하는 고객에게 프로모션 혜택을 더해 총 2만3880원으로 제공한다. 이를 월 요금으로 환산하면 기존 월간 구독료 대비 약 49% 저렴한 약 1990원꼴이다. 기존 대비 사실상 '반값'으로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배민은 연간 이용권 출시에 맞춰 배민클럽 서비스 이용약관도 개정했다. 장기 구독 고객이 멤버십을 해지할 경우 이용 일수와 정상가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환불 로드맵도 마련했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클럽 장기 구독 상품은) 고객이 매달 결제 여부를 확인하거나 재결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서비스 이용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은 이번에 선보인 장기 구독 상품을 '배민클럽' 단독 상품에서만 선보였다. 무제한 배달비 무료와 스타벅스, 스포티파이, 아모레몰 등 제휴 업체 혜택을 담은 기본 상품이다. 티빙(TVING), 유튜브(YouTube) 등과 결합한 프리미엄 제휴 상품은 기존처럼 1개월 단위 구독권으로만 운영된다. 동영상서비스(OTT)가 아닌 배달 혜택에만 집중하려는 핵심 사용자에게만 연간 단위 파격 할인 혜택을 집중시켜 '록인' 효과를 높이는 차별화 전략으로 보인다.
배민의 장기 구독 상품에는 배달 플랫폼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집토끼(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게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월 단위 구독 고객은 언제든 멤버십을 해지하고 쿠팡이츠, 요기요 등 타사로 옮겨갈 수 있다. 하지만 연 단위 고객에게서는 배달 음식 주문 시 고민 없이 배민을 우선 선택하게 되는 심리적·경제적 고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익성 강화와 재무적 안정성 확보라는 측면도 크다. 무료 배달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플랫폼들의 마케팅 비용 부담은 최고조에 달했다. 장기 구독 상품은 목돈(선수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어 현금 흐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중도 해지 위약금' 규정은 혜택만 챙기고 떠나는 이른바 '체리피커'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구독 지속성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