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무위원회에서 대의원 권한 완화를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가결했다. 다만 당헌·당규 개정 과정에서 숙의가 부족하다는 당 내외 비판이 나오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는 최종 결정을 위한 중앙위원회 개최를 한 주 미루기로 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24일 당무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 “당헌·당규 처리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가 됐지만 1인 1표제 도입과 관련해 일부 우려가 있어 보완책을 조금 더 논의하기 위해 중앙위 소집을 (한 주)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청래 지도부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등하게 1표로 맞추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당규 개정을 숙의 없이 졸속으로 진행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은 권리당원 권한 확대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이번 당헌·당규 개정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2023년 '60대 1'이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20대 1'로 낮추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숙의를 위해 약 7개월 동안 논의를 펼쳤다는 점과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주 당헌·당규 개정을 위해 진행한 권리당원 대상 여론조사에 권리당원의 83.19%가 불참했다는 것 등을 이유로 삼고 있다.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당내 선거 선거권 기준인 '6개월 이상 낭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을 '당비 1개월 이상 납부' 등으로 완화한 점도 비판거리다.

아울러 당내 일각에서는 권리당원 숫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구·경북이나 경남 일부 지역 등이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정 대표가 당대표직 재선을 염두에 두고 당헌·당규 개정을 밀어붙인다는 비판도 나온 상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공개 발언을 통해 “대통령 순방 중 이렇게 이의가 많은 안건을 밀어붙여 당원들을 분열시킬 필요가 있는가”라고 직격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이후 진행된 당무위에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언급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당원들 역시 지도부가 당헌·당규 개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헌·당규 개정을 이번 주에 마무리하려던 민주당 지도부가 최종 결정을 연기한 이유다.
결국 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설득에 나서는 등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당헌·당규 개정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는 분위기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심지어는 '정청래 재선용 개정'이라는 등 음모론이 등장하고 당을 위한 진심의 제안들임에도 불구하고 생산적 결론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며 “당을 위하지 않는 목소리가 어디 있겠냐만 그 많은 시간을 두고 이미 공개된 의결 절차에 돌입한 턱 밑에서야 의결절차를 보류하자는 주장은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