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전자]몸 속 깊은 혈관을 실시간 3D 초음파로 선명하게 촬영하는 기술개발

조영제 주사도, 방사선도 없이 몸 속 혈관을 3차원(3D)으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어요.

디지스트(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유재석·김회준·이상훈 교수 공동연구팀이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인체 속 깊은 곳의 혈관을 3D로 선명하게 시각화할 수 있는 초음파 영상기술을 개발했어요.

이번 기술은 방사선 노출이나 조영제 주사 없이도 정밀한 3D 혈류 영상을 구현할 수 있어, 의료 영상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왼쪽부터) DGIST 이상훈·유재석 교수, 니자르 구에찌 박사과정생, 김회준 교수
(왼쪽부터) DGIST 이상훈·유재석 교수, 니자르 구에찌 박사과정생, 김회준 교수

일반 초음파 검사는 대부분 2차원 단면 영상으로, 장기나 혈관의 전체 형태를 보기가 어려웠어요. 몸 속 혈관을 입체적으로 보려면 조영제 주입이나 CT·MRI 같은 대형 장비가 필요하지만, 조영제는 신장 손상·알레르기 등 부작용 위험이 있고 검사 비용과 방사선 노출 부담도 큰 게 흠이죠. 때문에 안전하고 간편한 3D 초음파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았어요.

기존 3D 초음파 기술은 수천 개의 송수신 채널을 사용하는 복잡한 센서구조로 인해 장비가 크고 고가라는 한계가 있었어요. DGIST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널 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행-열 방식 배열(RCA)' 구조를 도입했어요.

RCA 방식은 하드웨어를 단순화할 수 있지만 신호 감도와 영상 품질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어요. 연구팀은 여러 각도에서 영상을 합성하는 평면파 기법을 정밀하게 최적화하고, 신호를 암호화해 세기를 높이는 '코드화 여기(Coded Excitation)' 기술을 결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연구진은 조영제 없이도 피부 아래 약 7㎝ 깊이의 혈관을 고해상도로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어요.

DGIST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 기술 기반 RCA 트랜스듀서를 이용해 취득한 사람의 신장-비장영역 실시간 혈관 영상. (a, c) 기존 기법, (b, d) 제안 기법.
DGIST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 기술 기반 RCA 트랜스듀서를 이용해 취득한 사람의 신장-비장영역 실시간 혈관 영상. (a, c) 기존 기법, (b, d) 제안 기법.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의 간과 비장을 대상으로 생체 내 실험을 진행해 초당 27프레임의 속도로 혈류의 움직임을 실시간 포착했고, 기존 대비 대조도-잡음비(CNR)가 약 9~10데시빌(㏈) 향상되는 성과를 얻었어요. 또 미국 FDA 및 IEC 기준에 따른 안전성 검증에서도 장시간 촬영 시 프로브 과열 없이 안정적인 에너지 수준을 유지함을 확인했어요.

유재석 교수는 “복잡한 장비나 조영제 없이 인체 깊은 곳의 혈관을 3D로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중요한 성과”라며 “심부 장기 질환의 비침습적 진단과 모니터링에 즉시 적용할 수 있고, DGIST의 융합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어요.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의료 초음파 분야 세계 학술지 '울트라소닉스(Ultrasonics)에 온라인 게재됐습니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