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테슬라 '탈중국', 韓 소·부에 '기회'

GM·테슬라 '탈중국', 韓 소·부에 '기회'

미국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가 중국산 소재나 부품을 쓰지 않는 이른바 '탈중국'에 나서면서 국내 전자부품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공급망 탈중국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GM이다. GM은 2027년까지 중국산 부품을 쓰지 않는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구체적 시기는 못 박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테슬라 사정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자석시장은 99%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테슬라는 자석까지도 '탈중국' 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부품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원재료까지 재편하려 한다”고 전했다.

외부 알려진 것은 최근이지만 테슬라는 이미 2023년부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공급망 탈중국을 모색해왔다는 평가다.

완성차 업계가 탈중국을 서두르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중국에 의존해온 공급망이 취약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GM·테슬라 '탈중국', 韓 소·부에 '기회'

관심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탈중국 흐름에 따른 국내 반사이익에 쏠린다. 배터리, 전자 부품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고, 실제 국내 기업들로 대체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어서다.

테슬라에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 7월 20기가와트시(GWh) 규모 계약을 맺었다. 삼성SDI도 테슬라와 10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을 추진 중이며, GM과도 배터리 합작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ESS는 중국산 배터리가 강세를 보였지만 탈중국 기조로 국내 기회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소재 분야에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가 주목된다. 이 역시 기존 중국이 독점해온 소재로, 대체재가 필요해서다. 내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LFP 양극재를 양산하는 엘앤에프에 관심이 쏠린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에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하는 회사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도 LFP 양극재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원계 양극재는 기존 국내 소재사들도 공급해왔던 소재지만 LFP 배터리와 양극재는 현재 중국이 독점하는 품목”이라면서 “이를 국산화한다면 국내 기업에는 신규 먹거리에 해당되는 만큼 특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음극재 분야에서는 대주전자재료가 '탈중국' 공급망에 합류했다.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IRA에 대응해 기존 중국 BTR로부터 공급받던 물량을 대체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다. 실리콘 음극재는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흑연계 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부품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테슬라에 차량용 무선충전기를 공급하는 비에이치EVS 물량 증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LFP와 각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빠른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기적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