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이공계 교수들 일제히 경고, “선수과목도 모르는 신입생 늘었다

권홍진 송양고 교사가 1일 열린 기과협 정책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권홍진 송양고 교사가 1일 열린 기과협 정책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고교 교육이 대입 정책에 맞춰 개편되면서 기초학문이 부실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공계 분야 전문가들은 기초학문 교육 부족으로 인한 대학에서의 학력 격차를 우려했다.

기초과학 학회협의체(기과협)는 1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사라지는 기초과학교육 흔들리는 이공계'를 주제로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현직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짚었다. 권홍진 송양고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1학년 1학기에 과학 필수 이수학점 10학점을 이수하면 2학년부터는 과학 과목을 이수하지 않아도 된다”며 “학생들이 필수 학점이 더 많은 사회과목이나 1~3학년 전 과정이 수능에 반영되는 국어·수학·영어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권 교사에 따르면 현행 과학교육은 실질적인 기초과학을 교육하기보다 대학 입시에 철저히 종속돼 있다. 탐구실험을 하는 교내 대회는 학생부에 기입할 수 없어 학생들은 내신이나 수능 공부를 선택하고, 대입에서 과학탐구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과학교육은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교 단계에서 제대로 된 기초과학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학 진학 후에는 전공에서 요구되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에듀플러스]이공계 교수들 일제히 경고, “선수과목도 모르는 신입생 늘었다

이윤희 충남대 수학과 교수는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않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을 대학에서는 누구도 채워주지 않고 있다”며 “학력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이공계 학문에는 당연히 선수과목을 이해하고 입학했을 것이라 가정하는데 학생에게 관련 내용을 물어보면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매년 학생이 입학할 때마다 학생의 기초학력 부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행 기초과학 교육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권 교사는 △집중이수제에서 학년제 전환 △실험·실습 및 탐구 기반 활동 강화 △수능 탐구 과목에서 과학 일반선택 변경 등 교육과정과 대학입시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성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박사가 '2015 수능 체제에서 나타난 학생들의 탐구영역에서 과목 선택 변화', 이윤희 충남대 수학과 교수가 '대학 신입생 기초학력 격차와 대학 기초과목 재정비 방안',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기초과학의 공백이 미치는 국가적 파급효과와 제도적 대응'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