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벤처 1세대부터 AI·딥테크 4세대까지 창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닫힌 규제를 걷고 AI 기술주권을 세우자”며 다음 30년의 국가 전략 전환을 촉구했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송병준)는 2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지난 30년의 성과와 향후 30년 비전을 공유했다. 올해 처음 제도화된 '2025 제1회 벤처주간'의 공식 폐막 행사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벤처 1~4세대 창업가와 유관기관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MS 워드와 구글이 점령하지 못한 나라, 일본 수출규제를 딛고 ICT 소부장과 AI 주권을 준비해온 힘의 원천이 바로 벤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 장벽과 기득권 담장을 걷어내야 한다”며 “AI·딥테크·바이오·우주를 축으로 규제·데이터 구조를 열어 글로벌 벤처 4대강국으로 가자”고 강조했다.

초대 협회장 故 이민화 회장은 AI 복원 영상에서 “지금 벤처의 심장이 약해진 것은 창업가의 열정이 아니라 길이 막혀 있기 때문””며 “규제는 안전망이어야지 담장이 되어선 안 된다”며 '닫히면 정체, 열리면 도약'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10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 3곳 중 1곳이 벤처 이력 기업일 만큼 성장한 벤처 생태계를 기반으로, 폐쇄적 데이터·규제 구조를 혁신해 AI·딥테크·바이오·우주 분야에서 '기술 생산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날 공개된 '벤처 30주년 연구 보고'에 따르면 2024년 벤처기업 3만7967개 중 무역 기업은 1만7155개(45.2%)였다. 전체 수출기업 약 9만7000개 가운데 벤처 이력 기업은 22%, 10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의 35%를 차지해 한국 수출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서울시립대 이춘우 교수는 “벤처는 일본 수출규제 돌파, 소프트웨어 주권 확보 등 기술 자립의 보루였다”며 “이제 AI 소버린 확보를 위해 데이터·규제 구조를 전면 혁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대를 잇는 도전' 토크쇼에서 기업가정신과 기술주권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1세대 창업가인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벤처는 발만 담그는 정도로는 안 된다. AI가 레거시 업무를 대체하는 시대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미친 몰입'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모든 타깃은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자동차 산업에서 생산국이 될지 소비국으로 남을지가 한 나라 산업의 운명을 갈랐던 것처럼, AI에서도 우리가 반드시 '생산국' 지위가 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의 창업자 이세영 대표는 “벤처기업에 가장 중요한 건 '언러닝(기존 사고를 버리는 것)'의 태도”라며 “오늘 맞았지만 내일은 오답일 수 있다. 이런 언러닝을 방해하는 고정관념과 매몰 비용이 뭔지 팀원들과 소통하며 생각하려 한다”고 전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