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매우 고도화된 기술의 영역이라고 여겼지만, AI라는 기술의 터널을 파고 들어가다 보니 마주한 건 인간에 대한 고민이었죠. AI시대는 인간을 대체한다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인간에 대한 '미래적 인간의 정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걸 구체화할 수 있는 AI리터러시(문해력)가 필요합니다.”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다. 반면 기술을 해석하는 문해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AI 수업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험을 치른 행위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교실에서는 AI를 사용한 딥페이크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이선종 한국AI리터러시협의회장(청주대 교수)은 “AI리터러시의 핵심은 AI를 기술의 관점에서부터 인간을 들여다보는 인문학적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데 있다”며 “AI리터러시 교육은 기술 교육이 아닌 AI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을 'AI 혼란기'라고 진단했다. 이제 인류는 과거에 상상조차 못 했던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단순 활용을 넘어 AX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대전환기에 발생하는 혼란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이 회장은 “최근 고교생이 법원에서 딥페이크 음란물로 벌금형을 받았다. 이를 단순히 아이들의 책임만으로 국한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기성세대가 아이들에게 AI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놀이로 끝나지 않는다는 교육을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현실 속에서 AI가 주는 영향과 AI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반비례한다. AI가 초래한 사회적 파장과 논란은 AI 리터러시에 관한 관심을 자동으로 환기시켰다. 이런 사회적 수요에 힘입어 협회는 오는 10일 경기도 판교에서 'AI 리터러시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AI 교육, 디지털 교육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열리는 컨퍼런스에서는 AI 윤리·정책·교육 분야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AI리터러시 핵심 역량을 짚어본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는 협회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AI의 무분별한 활용이 아닌 책임과 안전, 윤리에 대한 논의에 나서는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에듀플러스]이선종 한국AI리터러시협회장 “AI 혼란기에 중요한 것 AI 문해력…교육자·기업인도 올바른 AI 활용이 우선”](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02/news-p.v1.20251202.5caaa424b3b74ab9b1f30aa0892cdf91_P1.png)
협회는 내년 2월부터 교육 분야와 기업 분야 두 축에 힘을 싣는다. AI리터러시 교육 및 강사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AI리터러시 전문성을 갖춘 전문위원을 배출해내기 위한 과정으로 법과 윤리, AI와 사회문화, AI 활용 등 AI의 분야별 전문성을 교육한다. AI 활용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갖춘 사람이 과정에 참여하고 이 과정을 거치면 AI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회장은 “하나의 커뮤니티, 건강한 AI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는 AI리터러시 진단사업을 진행한다. 기업이 AI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지, 법·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AI리터러시 상태를 진단하고 점수로 결과를 도출한다. 결과에 맞춰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AI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해주는 과정이다.
이 회장은 “윤리적 AI 활용은 학생뿐 아니라 기업에도 생존의 문제로, 기업의 윤리적 AI 활용은 선택이 아닌 실체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됐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은 기업이 져야 하는데 가이드가 없는 상황에서 협회의 구체적인 진단을 통해 기업의 AI리터러시 역량을 길러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협회는 올해 치르는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내년 3월에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윤리적 AI 활용과 보안 정책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교육과 산업 모두에게 AI는 중요한 도구”라며 “AI 교육이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를 기술의 관점에서 인문학적 영역까지 확장하고 교육자, 기업인 모두가 AI리터러시라는 관점의 통찰을 갖는 게 중요해요. 교사는 학생에게, 기업인은 임직원에게 AI리터러시를 내재화하는 과정이 시급합니다. 한국AI리터러시 협회는 기술과 인간 사이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