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 “온디바이스 AI 5년 골든타임…한국 제조업 기회”

김 M.AX 위원장, 풀스택 개발·인센티브 강조
자율주행·로봇·스마트팩 AI 대전환 주문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 겸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위원장.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 겸 AI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위원장.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고, 앞으로 5년은 한국이 제조업과 AI 반도체를 결합해 판을 주도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시스템반도체와 '갤럭시' 개발을 거쳐 현재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이자 반도체교육원장, 정부 'AI 반도체 M.AX 얼라이언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석 교수는 지금이 '온디바이스 AI 시대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보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의 핵심은 '맞춤형'이다. 스마트폰·자동차·로봇·가전 내부에서 작동해야 하므로 전력·발열·크기·메모리 제약이 크고, 센서·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메모리 인터페이스도 제품마다 달라 범용 칩만으로는 성능·비용 모두에서 한계가 있다. 제품 특성에 맞게 경량화된 AI 모델과 칩을 함께 설계하는 역량이 경쟁력의 출발점이다.

그는 한국이 지금 승부를 걸어야 하는 이유로 '제조업 강국'을 든다. 제조업 기반 위에 국산 AI 반도체를 올려 실증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구매 비용이 5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뛴 사례만 봐도 '국산 칩 자립' 필요성이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시작된 1조원 규모 'K-온디바이스 AI' 국가 프로젝트는 M.AX 얼라이언스의 모태다.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가전, 기계·로봇, 방산 4대 산업에서 온디바이스 AI 칩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해 5년 안에 상용 솔루션과 전문 팹리스를 키우자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칩만이 아니라 AI 모델·프레임워크·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까지 글로벌 호환성을 갖춘 풀스택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실제 데이터 기반 실증과 국제 인증·표준 선점을 과제로 꼽았다.

M.AX 얼라이언스가 지향하는 축은 두 가지다. 제품 자체의 지능화와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그는 “제품과 공장을 동시에 바꾸는 '제조업의 AI 대전환'을 이뤄내야 온디바이스 AI 강국으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수요기업-팹리스-파운드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국산 칩 채택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산 칩을 쓰면 손해 보는 구조'를 깨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이 10여년 전부터 첨단 제조업과 팹리스를 육성해 온 만큼, 소버린 AI(주권적 AI) 관점에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천대 반도체교육원에서 영재 교육도 맡고 있는 그는 젊은 공학도들에게 “중국 반도체 성장을 주시하고, AI를 조력자로 활용할 줄 아는 엔지니어가 돼라”고 당부했다. 설계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할 것이라며, 남는 역할은 요구 사양 설정과 시스템·아키텍처 설계라고 내다봤다. 실제 설계 프로젝트와 경진대회에서 직접 만드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책을 읽고 강연을 들은 뒤 A4 한 장 분량으로 신문 칼럼 쓰듯 핵심을 요약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해 보라”며 “생각을 압축하는 힘을 기르는 사람이야말로 온디바이스 AI 시대에도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