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펠리컨 아줌마”... 中 관영매체, 日 다카이치 총리 애니로 조롱

'독수리 뒷배...의사도 고칠 수 없는 머리의 혹'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다카이치 총리를 조롱하는 것으로 보이는 애니메이션을 발표했다.

지난 1일 중국중앙(CC)TV는 관련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등에 'AI 이야기: 의사도 고칠 수 없는 머리의 혹'(AI奇?|??有包?都?不好)이라는 제목의 2분 53초짜리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제목에 있는 '나오커요우바오(??有包)'는 “머리(뇌)에 혹(종양)이 났다”는 뜻으로 멍청하거나 생각하는 방식이 이상하다고 조롱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애니메이션은 펠리컨을 닮은 새가 시끄럽게 떠들자 주변에 있던 다른 새들이 모두 날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펠리컨은 “내 뒤에는 독수리 아저씨가 있다”며 “난 쉽게 건드릴 사람이 아니다. 감히 나를 건드리는 자는 엄청난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영상에서 언급하는 '말썽꾸러기 펠리컨 아줌마'는 다카이치 총리를, '뒤를 봐주는 독수리 아저씨'는 미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또, 독수리가 날아가며 머리 위로 작은 갈색 덩어리가 떨어지자 펠리컨은 “이것은 독수리 아저씨가 나를 지지한다는 증거이자 훈장”이라며 소중히 여긴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새들은 “저 성질 고약한 아줌마가 또 새똥 덩어리를 참배하고 있다. 저거 '단명한 새끼 참새'가 남긴 가보잖아! 유독 저 사람만 유난 떨면서 이상한 짓을 한다”며 비웃는다.

'단명한 새끼 참새'는 지난 2022년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여자 아베'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베 전 총리의 정책을 계승한 부분이 많다. 피살된 아베 전 총리와 다카이치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조롱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중국 관영매체 CCTV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사진=중국중앙(CC)TV 위챗 캡처

중국을 상징하는 쿵푸 판다가 펠리컨을 보며 “머리에 혹이 난 건 의사도 치료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이 난다.

CCTV는 영상에 대해 “시비 걸기 좋아하는 아줌마는 독수리 아저씨가 뒤에 있다고 착각하며 헛소리로 이웃을 성가시게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은 위챗에서 1만 3000회 이상 공유됐다. 영상을 본 중국 네티즌들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모든 문장에서 그녀가 보인다” “관영 매체가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재미 있고 통찰력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