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수소 생산용 광전극(photoanode)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박막 소재를 개발했다. 햇빛으로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태양광 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조한희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태양광 수소 생산에 필요한 광전극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나프탈이미드계 자기조립분자 박막 소재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태양광 수소 생산은 물속에 담긴 광전극에 햇빛을 쏘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광전극 내부 반도체가 빛을 흡수하면 전자가 생기는데, 이 전자가 기판으로 이동해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조 교수팀은 새로운 자가조립분자 박막 소재를 개발해 광전극에 적용했다. 자가조립분자 박막은 유기반도체와 기판 사이에서 전자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기존에는 두껍고 전하 전달 성능이 떨어지는 금속산화물층을 써왔다.

조 교수팀이 개발한 박막 소재는 광전극에 적용하자 7.97mA/cm² 전류 밀도를 나타냈다. 이는 벌크 유기반도체(BHJ) 기반 광전극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이다. 광전극 전류 밀도의 성능이 높을수록 수소가 반대쪽 전극에서 빠르게 생산된다. 이 소재는 기존 금속산화물층과 달리 분자끼리 자율적으로 결합해 박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제작 공정 비용도 줄여준다.
조 교수팀은 박막 형성 분자를 '푸쉬-풀(push-pull) 구조'로 설계해 이 같은 성능의 소재를 개발했다.푸쉬-풀은 한 분자 안에 전자를 밀어내고 당기는 힘이 공존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의 분자들은 힘을 합쳐 강한 전기장을 형성해 에너지 장벽을 낮춘다.
조한희 교수는 “유기 반도체 기반 광전극은 가격이 저렴하고 대면적 제조가 가능하다”며 “자가조립박막 소재는 유기 광전극 기반 태양광 수소 생산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ACS 에너지 레터스' 11월 1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