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의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철거하고 지하에 새로운 도시고속도로를 구축하는 대형 인프라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오는 2035년까지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한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기존 고가도로를 철거해 지상 도로와 주변 도시 공간을 재편하는 계획을 18일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강북의 만성적인 교통 정체와 고가도로로 인한 도시 단절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전환”이라며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번 사업은 노후 고가도로의 기능 저하와 유지관리비 증가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교통·생활·자연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공간으로 강북권을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산 나들목(IC)부터 신내 나들목(IC)까지 약 20.5㎞ 구간에 왕복 6차로 규모의 지하도시고속도로를 신설한다. 지하도로 개통 이후 기존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의 고가 구조물은 전면 철거되며, 상부 공간에는 지상 도로 확충과 함께 단절됐던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도시 재정비가 추진된다.
사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1단계로 성산~하월곡~신내 구간을 우선 추진하고, 내부순환로 잔여 구간인 하월곡~성동 구간은 2단계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교통 개선 효과도 제시됐다. 지하도시고속도로 개통 시 러시아워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67㎞ 수준으로 개선되고, 신내~성산IC 구간 통행 시간은 기존 38분에서 18분으로 절반 이상 단축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도시 환경 개선도 병행된다. 고가도로로 훼손됐던 홍제천과 묵동천 일대에는 수변 여가 공간이 조성되고, 고가 구조물로 단절됐던 주변 지역은 보행과 생활 중심의 공간으로 재편된다.
이번 사업은 전액 재정사업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1단계 구간에 약 3조4000억원, 2단계 구간에 약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계획 단계의 잠정 수치로, 향후 교통 수요 전망과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정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도 필요하다.

서울시는 2026년 세부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2029년까지 설계와 사전 절차를 마친 뒤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하도시고속도로는 2035년 개통하고, 지상 도로 확충과 도시 공간 재정비를 포함한 전체 사업은 2037년 완료할 계획이다.
장기간 공사에 따른 교통 혼잡 관리와 대규모 지하 공사 안전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관련 실·국이 참여하는 '강북전성시대 기획단'을 구성하고 민·관·학 협의체를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설 방침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연간 예산이 51조 원을 넘는 만큼, 이 사업을 10년에 걸쳐 추진하면 연평균 3000억원 수준으로 재정 부담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며 “매년 분할 투자 방식으로 추진하면 시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