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인수전' 판 뒤집나...“넷플보다 더 줄게” 파라마운트, 159조 적대적 인수 선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넷플릭스/워너븓러더스 디스커버리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넷플릭스/워너븓러더스 디스커버리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워너 인수전'에서 넷플릭스에 밀렸던 파라마운트가 워너의 가치를 159조원 규모로 평가한 2차 인수전에 돌입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개시를 선언하고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매입을 제안할 예정이다.

제안 예정 가격은 주당 30달러로, 앞서 워너에 제안했다가 거부된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주주들에게 직접 제안해 전액 현금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기업 가치는 1084억달러(약 159조원)로 평가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워너의 스튜디오, HBO 맥스 스트리밍 사업을 케이블 부문에서 분리한 후 720억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주당 인수 가격은 27.75달러다.

파라마운트의 인수 제안은 CNN, TNT, TBS, 디스커버리 등 워너의 케이블 채널까지 모두 대상으로 포함한다. 반면 넷플릭스는 케이블 채널을 제외한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HBO 맥스 등)만을 대상으로 한다.

파라마운트는 이번 인수 제안 조건이 “넷플릭스보다 우수한 대안”이라며 “주주들에게 더 많은 현금을 선불로 제공하고 규제 승인이 더 쉽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너 측은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기존 권고안을 변경하지는 않은 것이라며 “10영업일 이내에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파라마운트의 2차 인수 시도가 “완전히 예상된 일”이라며 자사가 내건 계획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주가는 넷플릭스의 기대와 반대로 움직였다. 뉴욕 증시에서 파라마운트 글로벌(PSKY) 주가는 이날 9.02% 상승하고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는 4.41% 상승한 반면, 넷플릭스 주가는 3.41% 하락했다.

워너브러더스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워너브러더스 로고.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미국 정부는 넷플릭스의 워너 인수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이미 '엔터 공룡'이 된 넷플릭스가 워너까지 인수하게 되면 할리우드 미디어 산업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케네디센터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는 이미 매우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고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하면 그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나는 이 결정에 관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절친이자 자신의 행정부에서 현금 조달을 보증하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의 아버지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보다 워너 인수가 절실하다. 지난 3분기 파라마운트는 매출 67억달러, 순손실 2억57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파라마운트의 워너 인수 자금을 대며 지원하고 있다.

엘리슨 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하게 되면 한 회사가 업계에 너무 많은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할리우드에 있어서는 끔찍한 거래”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주주들에게 “(넷플릭스에 피인수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큰 실수로 작용할 것이다. 워너가 기존 네트워크를 독립 회사로 분사하려는 계획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