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데이터 예산 삭감 유감](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10/news-p.v1.20251210.98499bb4f4e643ef9716da8fe59225c4_P2.jpg)
내년 인공지능(AI) 예산이 대폭 늘어났지만, 정작 AI의 '원유'인 데이터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일부 신규 사업이 포함됐지만 데이터 산업 생태계를 지탱해 온 핵심 사업인 데이터 바우처 사업 등은 예산이 축소됐다.
AI 3대 강국을 선언한 정부가 정작 핵심 기반인 데이터 예산을 삭감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인프라에 수조 원대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그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 '연료'인 데이터 예산을 줄였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외칠 수 있는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확대해 온 데이터 관련 예산과 정책이 자리한다. AI가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사진, 영상 등에 이름표(라벨)를 붙이는 작업을 두고 '인형 눈알 붙이기 작업'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 구매·가공 바우처는 중소기업·스타트업이 데이터 기반 AI 서비스를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은 당시보다 AI의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 그렇다면 AI 인프라 못지않게 데이터 분야 예산 또한 함께 확대됐어야 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이미 'AI 경쟁력=데이터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최근 AI 시대 재도약을 노리는 IBM이 16조원을 투입해 데이터 전문 기업 콘플루언트를 인수한 사례만 봐도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GPU 등 인프라가 중요하듯, 이를 움직이게 하는 데이터 또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전체 톱니바퀴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올해의 실책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내년 추경, 또는 내후년 예산안에는 데이터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