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판교서 AI 리터러시 첫 국제무대…청소년 80% 쓰는데 교육 점수는 '2점대'”

한국AI리터러시협회는 10일 경기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제1회 AI 리터러시 글로벌 컨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한국AI리터러시협회는 10일 경기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제1회 AI 리터러시 글로벌 컨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한국AI리터러시협회는 10일 경기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제1회 AI 리터러시 글로벌 컨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경기도와 전자신문 SDX재단이 공식 후원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김창곤 전 정보통신부 차관, 강병준 전자신문사 대표,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 등이 자리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인공지능(AI)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집중 조명하고, 국내·외 교육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AI 리터러시 분야 전문가들은 최근 교육계에서 발생한 AI 활용 이슈를 언급하며 “그동안 AI를 산업의 파급효과 측면을 강조해왔다면 이제는 기술의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도 AI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AI 리터러시 청소년 실태 연구에서 지난해 기준 68% 청소년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며 “올해 조사를 한다면 80% 이상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이용 확산 속도에 비해 교육 경험은 여전히 낮았다. 이 선임 연구원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는 방법에 관한 교육,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정보의 오류나 편향성 등을 확인하는 교육은 4점 만점에 2점 초반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 선임 연구원은 2023년 일본 정부의 '생성형 AI 활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사례로 들면서 “대학은 자율적으로 AI를 활용하도록 하더라도 초·중·고교 단계에서는 명확한 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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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한국보다 앞선 해외도 AI 리터러시 교육 상황은 비슷하다. 대니 비엘릭 디지털교육위원회(DEC) 회장은 전 세계 학생, 교수자의 AI 활용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2024년 DEC 조사에 따르면, 학생 응답자의 86%가 “AI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2025년 전 세계 교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AI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65%에 그치면서 학생과 교수자 간의 격차를 보였다. 교수 응답자 대부분은 AI를 교육 자체보다 교육자료 제작이나 행정 지원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학생들은 “대학에서 AI 활용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AI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비엘릭 회장은 “학생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대학과 교육은 여전히 AI를 활용하는 것조차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짚었다.

산업계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AI 활용을 막기 보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단순 암기식 시험이 아니라, AI가 제시한 해답과 사고 과정을 학생이 얼마나 이해하고 자기 지식으로 소화했는지 확인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주영 트루벨류 대표는 “AI 리터러시를 여러 단계로 구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시험은 AI 답을 내재화하기 위한 평가체제로 바뀌고, 학교도 AI로 과제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선종 한국AI리터러시협회장은 “AI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상황은 국내와 해외가 다르지 않다”면서 “오히려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한국이 AI 리터러시 국제표준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AI리터러시협회는 내년부터 기업을 대상으로 AI 리터러시 진단을 실시한다. 조직의 AI 활용 역량을 측정해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전문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80시간 규모의 AI 리터러시 교육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AI시대 필수 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표준 커리큘럼을 제시한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