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보호산업계가 정부의 냉담함에 부글부글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123개 국정과제에서 '보안'은 찾아볼 수 없는 데다, 올해 SK텔레콤·KT·쿠팡 등 대형 사이버 보안 사고가 일어났다는 이유를 들어 정보보호 유공자에게 포상하는 훈장까지 없앴기 때문이다.
15일 정보보호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보보호 유공 훈·포장은 지난해 11점에서 올해 8점으로 줄어들었으며 특히 '국민훈장 석류장'이 빠졌다.
지난해 정보보호 유공 포상은 국민훈장 석류장(1점), 국민포장(2점), 대통령 표창(3점), 국무총리 표창(5점) 등 총 11점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1점 유공 훈·포장을 추진했으나, 행정안전부에 가로막혀 갯수가 쪼그라들고 훈장마저 누락됐다. 그간 정부는 2023년 철탑산업훈장, 2022년 녹조근정훈장, 2021년 국민훈장 동백장 등 정보보호 유공자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정부포상 업무지침을 보면, 포상 규모·후보자 추천 등 행안부와 협의를 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행안부가 징계·형사처벌 등 부적격 사유를 검토해 정부포상 대상자를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 보고한다. 행안부가 훈·포장의 최종 관문인 것이다.
행안부 입김에 올해 정보보호 훈·포장은 훈장 대신 급이 낮은 포장으로 대체됐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산업계에 대표성이 있는 인물을 훈장 후보자로 추천했고 정부가 훈장 대신 포장을 제안해 거절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올해 훈·포장 수상자는 많은 사람 앞에서 축하를 받기도 어려워졌다. 애초 정보보호 유공 훈·포장은 지난 7월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시상해야 했으나,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국무회의 안건에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9일 '정보보호산업인의 밤' 행사에서 시상식을 열려고 했으나 국무회의 개최가 지연되며 개별적으로 시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진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수석부회장은 “올해 민간은 물론 공공에서 사이버 보안 사고가 났을 때 정보보호산업계가 긴밀하게 신속하게 대응했다”며 “산업계를 격려하고 발전을 지원하는 정부의 역할이 아쉽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11개점에서 8점으로 줄인 게 아니라) 애초 추천기관으로부터 8점이 올라왔다”면서 “행안부 담당과에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훈·포장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