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와 일본이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공조에 나섰다. 중국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 생산·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자, 주요 소비국 간의 전략적 연대 필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자원 외교'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부는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일본 경제산업성과 '제2차 한·일 광물자원협력대화'를 열고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반도체·배터리 산업 비중이 높고, 주요 광물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 소비국이다. 특히 희토류, 흑연, 갈륨 등 전략 광물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정책 변화나 외교적 긴장에 따라 수급이 급변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며 핵심광물이 사실상 외교·안보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 역시 양국이 협력에 나선 배경이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구리 등 주요 광물의 제련수수료(TC/RC) 하락에 따른 시장 불안 대응, G7과 광물자원안보파트너십(MSP) 등 다자 협의체 내 공조 강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제3국에서의 핵심광물 공동 개발·생산 협력 가능성도 살펴봤다. 단순 정보 교환을 넘어 공동 구매와 비축, 해외 프로젝트 협력까지 검토하며 실질적인 공급망 대응 수단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한·일 광물자원협력대화는 올해 초 첫 회의를 시작으로 정례화 단계에 들어섰다. 당시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주요 협력 과제로 설정하고, 공동 대응 필요성에 합의했다. 이번 2차 회의는 그간의 논의를 점검하고 협력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일본과의 협력을 발판으로 유사 입장국과의 연대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생산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소비국이 공동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