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18일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안팎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경제 전반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며 “어제 원·달러 환율이 장 중 한때 1480원을 돌파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연내 1500원을 넘길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환율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도 급등하고 있다”며 “당장 11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5.9%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환율이 더 오르면 물가는 더 폭등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재명 정권의 실패한 대미 통상 협상으로 내년부터 매년 2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환 사정은 더욱 악화하고 환율 상승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정부의 인식은 지나치게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인 “위기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다”를 언급하면서 “환율이 절하되면 이익을 보는 사람도 많다며 국민을 편 가르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았다. 국민을 안심시킬 대책은 없고 변명과 궤변만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란몰이가 아닌 과감한 규제 완화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 체질 변화를 주문했다.
장 대표는 “위기는 편법으로 극복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정부가 내란몰이와 민노총 하명 정책, 선거용 현금 살포에만 매달린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나라의 미래도 어두워질 것”이라며 “경제 정책 방향을 전면 전환해 위기를 극복할 올바른 대책을 내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정부의 환율·물가 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통화당국은 환율이 1470원 안팎으로 유지될 경우 내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 수준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와는 큰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높아진 환율 방어를 위해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을 동원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가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달러 스와프를 내년 말까지 연장해 사실상 전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무책임한 작태를 즉단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와 통화당국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고 환율과 금리 불안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고환율로 급증한 에너지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감면 폭을 즉각 확대하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