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은 로봇, 사람은 똑똑한 일로…성남 제조 현장 체질 개선

성남 혁신지원센터 내 '경기 AI 제조 실증 랩' 개소
자율주행·다관절 로봇으로 중소기업 자동화 지원

성남시청 전경.
성남시청 전경.

중소 제조기업이 자율주행 로봇·다관절 로봇 등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장비를 공장에 들이기 전, 실제 공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먼저 시험·검증할 수 있는 공간이 경기 성남시에 마련됐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설비·실증 환경을 공동으로 활용해 투자 실패 위험을 줄이고, 공정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품질·안전 개선 효과를 수치로 확인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이점이다.

기업들은 이 공간에서 공정 자동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작업 동선·물류 이송·반복 작업을 로봇이 대체했을 때 효과를 비교·분석할 수 있다. 특히 중소 제조현장에서 부담이 큰 불량률 관리, 작업 효율 개선, 위험 작업 분리 같은 과제를 '테스트베드'에서 먼저 검증한 뒤 현장에 옮길 수 있어 도입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기업이 장비와 인프라를 함께 쓰는 공동 활용 구조인 만큼, 초기 도입 비용과 시행착오 부담을 낮추는 역할도 기대된다.

이 같은 실증 기능을 수행할 '경기 피지컬 인공지능(AI) 랩'이 19일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성남시 혁신지원센터 내 공식 개소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AI 혁신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하나로, AI 기반 자동화 기술의 실사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현장 적용을 지원하는 실증 거점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도내 6개 AI 혁신클러스터 거점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가운데 이번 시설이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랩은 성남시 혁신지원센터 내 약 451㎡ 규모로 조성됐다. 자율주행 로봇과 다관절 로봇 등 제조 자동화 장비를 갖춰 실제 생산 공정과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검증이 가능하도록 구성했고, 기업 공동 활용 공간도 마련했다. 성남하이테크밸리 일대는 중소 제조기업이 밀집해 있어 기술을 곧바로 현장에 적용하고 효과를 확인하기에 유리한 입지로 꼽힌다.

랩이 들어선 성남시 혁신지원센터는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혁신지원센터 구축 공모사업에 성남시가 선정되면서 성남하이테크밸리 내에 조성됐고, 2022년 개소 이후 제조기업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센터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가천대 산학협력단,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5개 전문 기관이 입주해 기술 개발 지원, 시험·인증, 교육, 컨설팅 등 분야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기 피지컬 AI 랩 개소로 성남 일반산업단지 제조기업이 AI 기술을 직접 시험하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경기도와 관계 기관과 협력해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기술 실증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