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사용 로켓 회수 또 떨어졌다”… 스페이스X와의 큰 격차 또 확인

국영 창정-12A도 1단 추진체 회수 불발
‘젓가락 회수’ 美와 기술 격차 10년 평가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주췌-3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중국신문망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주췌-3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중국신문망

중국이 재사용 우주 로켓 발사체 회수에 다시 도전했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국영 기업과 민간 기업이 잇따라 추진체 회수에 실패하면서, 저비용 우주 발사 기술에서 미국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12A 로켓이 발사돼 오전 10시(현지시간) 예정된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 위성 발사 자체는 성공했지만, 핵심 목표였던 1단 추진체 회수에는 실패했다.

창정-12A는 길이 62m로, 최대 12t의 화물을 저궤도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중형 로켓이다. 기존 인터넷 위성 발사에 활용되는 등유 연료의 창정-12호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메탄과 액체산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됐다. 설계는 국유기업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CASC) 산하 상하이 우주비행기술연구원이 맡았다.

앞서 이달 3일에도 중국 민간 우주기업 랜드스페이스가 발사한 중국 최초의 재사용 로켓 주췌-3호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재사용이 가능한 1단 추진체는 예정된 회수 지점 인근에 추락해 회수에 실패했다.

또 다른 민간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역시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톈룽-3 로켓을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 배치해 발사를 준비 중이다. 다만 이 회사는 첫 비행에서는 추진체 회수를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국영 및 민간 우주 개발 업체들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10년 전 성공시킨 재사용 로켓 기술을 중국 최초로 구현하기 위해 경쟁해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두 차례 연속 1단 추진체 회수에 실패하면서 스페이스X 추격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페이스X 슈퍼 헤비 부스터가 거치대에 놓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스페이스X 슈퍼 헤비 부스터가 거치대에 놓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2015년 팰컨-9 로켓으로 궤도 임무를 수행한 뒤 세계 최초로 로켓 1단 착륙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화성 탐사용 초대형 로켓 스타십 시험 비행에서 길이 71m의 '슈퍼 헤비' 1단 로켓을 발사 7분 만에 회수해 발사장으로 복귀시켰다. 이 로켓은 '메카질라'로 불리는 거대한 젓가락 형태의 장치에 의해 공중에서 포획됐다. 스페이스X는 올해까지 세 차례 같은 방식의 회수에 성공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도 이달 13일 대형 로켓 뉴글렌을 발사한 뒤 재사용을 위한 로켓 회수에 성공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은 두 번째 추진체 회수 실패로 저비용·고빈도 발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에서 미국보다 약 10년 뒤처져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전했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 기술은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발사 빈도를 높일 수 있어, 중국이 추진 중인 대규모 위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중국은 궈왕과 첸판 위성군을 통해 각각 최대 1만 개 규모의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군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김명선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