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카스트 계급과 교제했다고… 인도서 '10대 딸' 살해 후 자살 위장한 부모

인도에서 신분 제도가 다른 청년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숨지게 한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인도에서 신분 제도가 다른 청년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숨지게 한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인도에서 신분 제도가 다른 청년과 교제했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숨지게 한 부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2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NDTV는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에 거주하는 부부가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26일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딸에게 살충제를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직후 부모는 딸이 오래된 복통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경찰에 신고해 사건을 덮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부검을 실시한 결과 피해 소녀는 질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모의 진술과 배치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소녀가 같은 지역에 사는 다른 카스트 출신 남성과 연인 관계였으며, 부모가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명예 살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피해자와 교제 상대의 구체적인 카스트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인도 사회에 여전히 깊숙이 남아 있는 카스트 제도의 영향력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명예살인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더구나 피해자가 어린 나이였고, 범행 주체가 가족이었다는 점에서 여론의 분노와 충격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