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20만원대 '위고비 알약'…뜨거워지는 경구용 비만치료 시장

경구용 위고비(Wegovy pill)의 용량 증량 스케줄(출처=위고비)
경구용 위고비(Wegovy pill)의 용량 증량 스케줄(출처=위고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해 온 노보노디스크가 '알약' 형태 위고비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주사제 중심이던 비만치료제 경쟁이 '주사vs알약' 구도로 바뀌며, 글로벌 경구 비만치료제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5일 노보노디스크는 미국에서 경구용 위고비를 이달 초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약은 지난달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경구용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하루 1회 복용 비만치료제로, 기존 주 1회 피하주사(SC) 방식 위고비와 동일 계열이다.

국내에는 아직 허가 신청 고려 단계다. 한국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이제 막 미국 FDA를 통과한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도입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허가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구 위고비 복용법은 '단계적 증량' 구조다. 1.5㎎을 1~30일, 4㎎을 31~60일, 9㎎을 61~90일 복용한 뒤, 91일 이후 25㎎을 유지용량으로 복용하도록 설계됐다. GLP-1 계열 약물에서 빈번히 거론되는 위장관 부작용을 고려해 몸의 적응을 유도하는 표준적인 증량 전략으로 보인다.

가격은 크게 낮췄다. 노보노디스크는 경구 위고비 저용량(1.5㎎·4㎎)을 월 149달러(약 한화 21만 5000원)에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유지용량 구간인 9㎎·25㎎은 월 299달러(약 한화 43만 2000원)로 안내했다. 미국 내 상업 보험 적용 시에는 환자 부담금이 월 25달러 선까지 낮아질 수 있다. 고가 논란이 지속돼 온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가격 장벽을 크게 낮췄다.

위고비 알약(출처=위고비)
위고비 알약(출처=위고비)

경구 비만치료제 개발에는 빅파마 다수가 뛰어들었다.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GLP-1 후보물질 '오르포글리프론'을 비만·체중관리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며, 임상 3상 진행 및 결과 공개를 지속하고 있다.

로슈는 카못 테라퓨틱스 인수로 확보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GLP-1 후보 'CT-996'를 개발 중이다. 임상 1상에서 나타난 체중 감소 효과를 바탕으로 2상 시험이 설계·진행 중이다.

반면 화이자는 경구 GLP-1 후보였던 다누글리프론 개발을 간 손상 의심 등으로 중단했다. 이후에도 비만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외부 도입·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계열사와 GLP-1 계열 체중관리 후보 개발·상업화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도 '먹는 비만약'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 일동제약은 경구 GLP-1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도 비만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면서 경구 투여가 가능한 차세대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후보(HM101460)를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사를 회피하고 싶은 환자의 신규 유입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장기 복용 순응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