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원 3단체는 지난해 비슷한 시기 공교롭게도 모두 30대 수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변화를 맞이했다. 그 결과일까. 이들은 '각개전투'하던 과거와 달리 '연합전'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다.
물론 현장을 재단하는 각 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교총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악성 민원 맞고소제' 의무화와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를 꼽으며 교권 회복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교사노조와 전교조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높이는 '학생맞춤통합지원사업'을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꼽았다.
젊은 대표로의 교체는 우연일까, 필연일까. 강주호 교총 회장과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교실 현장이 그만큼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각론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교원 회복과 고교학점제, 교사의 정치기본권 등 주요 교육 이슈를 놓고 세 단체는 점차 공조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에듀플러스는 새해를 맞아 교원단체장 3인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교원 3단체의 공조가 늘었다. 이런 현상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나.
▲현장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교원 3단체가 같이 나섰다고 본다. 현장의 요구와 괴리돼서 활동하면 3단체가 만날 필요가 없지 않겠나. 결국 모두의 공통분모는 현장의 어려움이라는 의미다.
-전교조가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3월부터 시행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이다. 현장에서 교사들의 우려가 크다. 학교는 교육 기관이다. 교육을 위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곧 시행될 학생맞춤통합지원은 교육 기관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부 시도교육청 우수사례 발표에서 미담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사례가 마치 전체 학교에서 해야 한다는 것 같은 신호를 주고 있다. 교실에는 분명 정서적, 학업적으로 어려운 학생이 있다. 친구들이 도움받고 나아지는 것이 교육의 질을 향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학생맞춤통합지원은 모든 것을 교사에게 떠넘기는 구조다. 교사의 역할이 있고, 지자체의 역할과 지원청의 역할이 있다. 각자의 역할을 나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정책이 위에서 내려오고 있다.
-정치기본권 통과를 위해 단식 농성 중인데, 교사의 정치기본권은 왜 중요한가.
▲현재 논란이 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 고교학점제, 현장체험, 악성 민원 등 문제는 정치기본권으로 풀 수 있다. 학교 현장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이 문제는 사회구조적 문제와 연결돼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교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정치 표현의 자유와 정책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정당 가입, 후원금 등 사회 변화와 교육 변화를 위해 교사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막혀 있다. 단체교섭을 해도 강제성이 없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부당한 행동을 막을 수 없다.
![[에듀플러스]교원 3단체장이 보는 학교 현장③…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현장의 문제 해결 위해 교사도 정치적 목소리 낼 수 있어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1/06/news-p.v1.20260106.15fe8797d0a4450eb2a6fe83028725c5_P1.png)
-학교와 교사는 왜 힘들어지나.
▲과거 학교 방과 후 과정이 생길 때도 진통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사회적 요구가 학교로 밀려 들어오는 수준이 낮았는데 이제 그 수준과 빈도가 늘었다. 지금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 다 학교로 보내고 있다. 다문화 문제가 커지면 '다문화법'을 만들어 학교에서 교육하라고 하고, 기후 위기가 중요해지면 학교에서 기후 교육을 하라고 한다. 지금은 방과 후, 늘봄 교실, 바우처 제도 등을 모두 학교에서 진행한다. 학교가 보육과 돌봄, 복지 기능을 하면서 행정업무는 늘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사 정원은 줄어들고 있다. 반대로 학급 수는 늘어난다. 시골은 폐교되면서 시내 학교로 밀집되고 거대 학교가 생긴다. 교육의 본질이 뭔가. 학교는 학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디지털 교육의 흐름은 어떻게 보나.
▲리터러시 교육, 즉 디지털 이해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 논의되는 AI 교육은 대부분 활용 교육 중심이다. 학교 안에 무수히 많은 전자기기가 들어오고 5년마다 폐기된다.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시대마다 요구되는 것을 학교로 밀어 넣고 있다. 실과에 아두이노를 넣고, 코딩 때문에 기자재가 엄청나게 보급됐다. 지금은 어떤가. 교육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교육이란 교사와의 교감에서 성장한다.
-학생 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맞출 방안은.
▲학생 인권 논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10년 초반에는 '체벌 금지'가 학생 인권의 명확한 핵심이었다. 지금은 논쟁이 모호하다.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 식의 추상적으로 뜬구름 잡는 얘기가 논쟁의 주를 이룬다. 구체적으로 사안을 꺼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사의 생활지도권이 학생 인권 침해라고 주장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얘기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쟁점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학생 인권과 교권을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세운 계획은.
▲여전히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파생되는 교권 문제를 더 진전시켜야 한다. 교육을 위축시키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교사의 행정업무 문제, 수업 시수도 해결해야 한다. 정치기본권은 반드시 올해 6월 전에 통과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