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고려대, 빛으로 세포 사멸 제어한다…퇴행성 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

(왼쪽부터) 고려대 이다인 박사(제1저자),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교신저자)(사진=고려대)
(왼쪽부터) 고려대 이다인 박사(제1저자), 기계공학부 정석 교수(교신저자)(사진=고려대)

고려대학교는 정석 기계공학부 겸 KU-KIST 융합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 세포의 죽음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는 신경세포가 과하게 사멸해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과는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IF=12.9)' 온라인에 지난해 12월 26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핵심 단백질인 BAX의 작동 방식을 빛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광유전학 기법을 활용해 BAX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세포 사멸을 막고 세포 생존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광유전학은 빛으로 생체 조직의 세포들을 조절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파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CRY2에 BAX 단백질을 결합하고, CRY2와 빛에 의해 결합하는 단백질 CIB1에는 미토콘드리아 외막 단백질인 TOMM20을 더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 BAX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에듀플러스]고려대, 빛으로 세포 사멸 제어한다…퇴행성 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

연구팀이 새롭게 설계한 단백질 'DBT(deterring-BAX(DBAX)-TOMM20 복합체)'를 적용한 결과, BAX가 여러 개로 뭉쳐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구멍을 만드는 과정이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이에 따라 미토콘드리아의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세포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기존 단백질을 적용한 경우에는 세포 사멸이 빠르게 진행돼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

연구는 주로 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온 암 치료 연구와 달리,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항 사멸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련 연구와 문헌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항 사멸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석 교수는 “세포 사멸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특정 질환에서는 과도하게 진행돼 문제가 된다”라며 “이번에 개발한 광유전학적 BAX 조절 기술은 불필요한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향후 다양한 퇴행성 질환 치료의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