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와 피부 개선, 장 건강에 좋다는 인식으로 확산된 '아침 공복 물 500㎖' 습관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과학적 근거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민건강보험 자료와 의료진 설명에 따르면 체내 노폐물과 독소 제거는 간과 신장의 고유 기능으로, 물 섭취는 이를 돕는 보조적 역할에 가깝다. 물을 마신다고 독소가 직접 배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침에 물을 마신 뒤 배변이 원활해지는 현상도 해독 효과로 오해되기 쉽지만, 이는 수분 섭취로 장 운동이 자극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체중 감량과 관련해 수분 섭취량이 많은 그룹에서 체중 감소 폭이 컸다는 연구도 있으나, 전문가들은 “물 자체의 효과라기보다 포만감 증가로 식사량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의료진은 특히 '500㎖'라는 수치가 정답처럼 소비되는 점을 우려한다. 개인의 체중·활동량·건강 상태에 따라 적정 수분 섭취량은 달라지며, 위장이 약한 사람은 공복에 많은 양의 찬물을 마실 경우 속쓰림이나 복통을 겪을 수 있다.
전문의들은 “아침에는 미지근한 물을 소량씩 나눠 마시고, 몸 상태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침 공복 물은 특별한 건강 비법이 아니라, 수면 중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하는 일상적인 행동에 가깝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