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위약금 면제 시행 이후 가입자수가 16만명 이상 순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SK텔레콤 해킹 사태 당시 흡수했던 순증 가입자의 절반가량을 반납했다. 2024년부터 이어온 무선가입자 성장세도 꺾일 위기에 놓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무선가입자 순감 규모는 16만3360명으로 집계됐다. 총 21만6203명이 이탈하면서 가입자 순감 폭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위약금을 면제 받기 위한 막판 몰림 현상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KT의 가입자 순감은 2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SK텔레콤 해킹 사태 당시 얻은 반사이익이 1년도 안돼 증발하는 결과다.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된 지난해 4월 26일부터 위약금 면제가 종료된 7월 14일까지 KT의 번호이동 순증은 33만3929명에 달했다. 당시 72만명이 순감한 SK텔레콤의 이탈 가입자 상당수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덕분이다.
그러나 이번 펨토셀 해킹 사태로 인해 KT는 불과 열흘 만에 당시 벌어들인 순증분의 절반 가까이를 날리게 됐다. 특히 이탈한 고객 상당수가 다시 SK텔레콤으로 되돌아갔다는 점에서 좁혔던 점유율 격차도 다시 벌어지게 됐다. 이번 가입자 이탈로 KT의 시장 점유율도 23%대 초반까지 밀리게 됐다.
2년간 이어온 KT 가입자 성장세도 꺾일 전망이다. KT 무선회선 가입자는 2024년 2분기에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작년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도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위약금 면제 조치가 시행된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KT의 무선서비스 매출도 2024년 4분기 이후 하락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위약금 면제 기간은 13일까지다. 번호이동 시장 특성상 면제 혜택 직전 수요가 몰리는 막판 쏠림 현상을 감안하면 13일 하루에만 수만 명이 추가로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T도 더 이상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마케팅 총력전을 펼쳤다. 고가 요금제에만 집중되던 지원금 혜택을 중저가 구간인 6만원대 요금제까지 확대 적용했다. 단말 지원 범위도 플래그십 모델은 물론 키즈폰 등 저가 단말 모델까지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KT 위약금 면제 종료를 앞두고 통상 수준을 넘어선 지원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당국이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구두경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남은 영업일 기준 이틀 동안은 과열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